(김서나의 올 댓 트렌드)대중과 멀어지는 클래식의 전당

  • 등록 2008-10-22 오전 11:13:00

    수정 2008-10-22 오전 11:13:00

[이데일리 김서나 칼럼니스트]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르기 위해 대관 신청을 했던 가수 인순이가 결국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인순이는 이번이 두 번째 탈락.

클래식 음악을 위한 전문 공연장으로서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으로도 볼 수 있지만, 클래식만의 전당으로서 대중과 멀어지는 길을 택한 건 아닐까.

이번 논란에 대해 예술의 전당 측은 인순이가 대중가수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경쟁률이 높아서였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원래 순수 문화 공연을 하는 '시즌'과 대중성 있는 공연을 하는 '오프시즌'으로 대관 기간이 나뉘어져 있는데, 인순이가 오프시즌인 7~8월을 벗어난 날짜로 신청을 했다는 것.

하지만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준비하며 이미 대관 신청을 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인순이가 이후 탈락 이유를 알 수 없다며 예술의 전당에 대한 섭섭함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만큼, 내년 가을 공연을 위해 미리 신청한 이번 건에 어드밴티지를 적용할 순 없었는지 아쉬움이 남는다.

인순이는 예술의 전당이 아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를 시작으로 현재 30주년 기념 전국 투어 '레전드'를 이어가는 중.

오프시즌과 관련한 해명으로 모자랐다고 생각했는지 예술의 전당 측은 오페라 극장이 클래식 음악 전용으로 지어져 대중음악에는 안 맞는다며, 이전에 공연을 한 바 있는 조용필도 곤란을 겪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하지만 그 음감의 차이가 얼마나 클까. 라이브가 주는 매력으로 충분히 감추어지지 않을지.
 
관객들은 완벽한 스튜디오 사운드를 기대하기보단,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연주, 노래, 퍼포먼스를 직접 현장에서 즐기고 싶은 마음에 콘서트를 간다. 따라서 예술의 전당의 오페라 극장은 실력 있는 대형 가수들이 보다 많은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충분히 탐낼만한 무대인 것.

그렇기 때문에 사설 공연장이 아닌, 국고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예술의 전당은 대중으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는 가수들에게도 문을 더 열 필요가 있다.

시대를 거쳐 오며 음악 장르는 다양화되고 대중의 기호도 달라졌다. 고전 음악 역시 한 시대의 뮤직씬을 휩쓸었던 트렌드였고 대중음악이었다고 본다면, 클래식 음악을 순수 예술이라 부르며 록, 소울, 힙합 등 다름 음악들과 상하의 개념으로 가르는 건 시대착오적이다.

▲ 당시 리스트의 공연 모습을 그린 삽화
멋진 외모와 청중을 사로잡는 카리스마, 화려한 쇼맨쉽을 갖췄던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는 순회공연을 이어가며 전 유럽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많은 여성들이 혼절하는 사태까지 빚은 그는 낭만파 시대의 아이돌이라 부르기에 무리가 없다.

클래식 공연도 전당에서 나오면 된다. 클래식 음악이 다양한 크로스오버를 통해 변화해가고 있듯이.

전자 바이올린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바네사 메이 이후로도 본드, 막심 마라비차 등 클래식 음악을 가지고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뮤지션들이 계속 등장했고, 다른 장르의 음악가들과 협연을 시도해온 첼리스트 요요마, 그리고 팝페라 가수들과 사운드트랙 음악들도 엄숙한 클래식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물론 크로스오버 경향이 아무리 커진다 하더라도 정통 클래식 매니아라면 본인이 원하는 쪽만을 추구할 것이다.

하지만 순수 예술의 보루라며 고립되기를 선택한 예술의 전당의 모습에선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착보다는 허세가 느껴질 뿐이다.


김서나 비바트렌드(www.vivatrend.com) 대표 및 패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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