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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멘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전날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서 러시아의 공습으로 6명이 숨지고 97명이 다쳤다며 “추가 공습을 막으려면 러시아군 비행장과 군사기지, 테러 병참을 공격해야 한다. 이는 강력한 조치가 될 것이며,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정의로운 평화를 추구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파트너들과 매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우리의 주장을 제기하고 설득한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동맹들을 향해 각국으로부터 지원받은 무기를 러시아 본토 타격에 쓸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장거리 (공격) 능력뿐 아니라 (서방 국가들이 지원해준) 장거리 포탄 및 미사일에 대한 승인이 모두 필요하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국민을 진정 완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 점령지를 넓혀 향후 휴전 협상을 진행할 경우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당선되면 즉각 전쟁을 종결시키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경우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를 되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의 협상 우위 전략을 인지한 듯 어떤 영토 협상도 없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누구와도 우리 영토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영토를 두고 협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당초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에서 확인된 것처럼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라는 인식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6월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 및 빼앗긴 영토를 포기하면 휴전 협상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