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3배 늘려 탄소중립” UAE 등 22개국 선언…韓도 동참

COP28 개최국 UAE 주도로,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루마니아와 원전협력 논의도
韓, 무탄소에너지 확산 모색
'재생e 3배·효율 2배' 서약도
  • 등록 2023-12-03 오후 3:05:50

    수정 2023-12-03 오후 3:08:57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해 한국과 미국,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 22개국이 세계 원자력발전(원전)량을 3배 늘려 탄소중립하자는 선언에 동참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앞줄 왼쪽 3번째)을 비롯한 22개국 정상급 관계자가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로예 엑스포 2020에서 열린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지지 선언식에서 가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탄소중립 위해 원전 3배 확대” 22개국 한목소리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들 22개국 대표는 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8, 11월30일~12월12일)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활동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 Zero Nuclear Initiative)’ 지지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인류의 기후위기 극복과 이를 위한 탄소중립 과정에서 원자력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계 최대 기후대응 연례행사인 ‘COP28’에서 올해 행사 주최국인 UAE가 세계원자력협회(WNA) 주도로 확산을 모색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22개국의 동참을 이끈 것이다.

구체적으로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고, 2050년까지 전 세계 원전 용량을 3배 확대하기 위해 국가 간 협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국은 이 목표를 위한 금융·재정·기술개발·공급망 확보에 노력기로 했다.

전 세계 197개국은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변화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자 기후변화협약을 맺고 1995년부터 매년 COP를 열며 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세계는 1997년 COP3에서 채택된 교토 의정서와 2015년 COP21 때 맺어진 파리협정을 통해 모든 참여국이 탄소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 이행 의무를 갖는다는 현 체제가 갖춰졌다.

‘원자력=청정에너지’ 인정 받고자 공동 노력

이번이 22개국이 참여한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도 이 같은 목표를 위한 이행 방안 중 하나다. 특히 방사능 물질 유출 위험 때문에 청정에너지 인정 여부를 두고 찬반이 갈리는 원자력을 명실상부한 청정에너지로 인정받게 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이번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22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원전을 주요 탄소중립 수단 중 하나로 활용한다는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미국은 원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UAE는 한국형 원전을 채택, 자국 내 전력수요의 약 4분의 1을 한국전력공사 등 한국 기업이 건설한 원전 4기(1기는 건설중)에서 충당하고 있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한전) 사장(앞줄 왼쪽 6번째)을 비롯한 관계자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한전이 수주해 짓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원전) 1~4호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전)
한국은 이전 문재인 정부 때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형태로 원전을 줄이는 탈(脫)원전 정책을 펼쳤으나,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이를 폐기하고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국내외에서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만으론 탄소중립 달성이 어렵다는 현실론을 반영한 것이다.

또 올 10월부터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이니셔티브를 출범하며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선언식에는 강경성 산업부 제2차관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등 참여국 정상급 인사가 참여해 선언 이행 의지를 내비쳤다. 강 차관은 “한국은 원전을 청정에너지로 인정하고 세계 원자력 발전용량 세 배 확대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선언 동참을 계기로 원전을 활용한 탄소중립 이행을 가속하는 동시에, 한국형 원전 수출 확대 방안도 모색한다. 강 차관은 COP28 개최 기간 디테 쥴 요르겐센 유럽연합(EU) 에너지 총국장과 세바스티안-이오안 부르두자 루마니아 에너지부 장관, 모하메드 알 하마디 UAE 원자력공사(ENEC)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나 원전 부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앞 오른쪽부터)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한국수력원자력 홍보관에서 관계자들과 전시물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부)
재생에너지 3배·에너지효율 2배 확대 서약도

한편 우리나라는 COP28을 계기로 원자력 외에도 재생에너지 확대 및 에너지효율 서약에도 동참한다. UAE는 COP28 의장국으로서 제안한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서약과 수소 인증제도 상호 인정 선언 등 5개 이니셔티브에 참여했다.

이중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서약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지금보다 3배 늘리고 에너지 효율도 2배 개선한다는 약속을 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역시 원전 확대와 더불어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대폭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올 1월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현재 약 9%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6년까지 30.6%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정부는 또 이번 COP28에서 산업 부문 탈탄소를 가속하자는 취지로 독일 주도로 시작돼 36개국이 참여한 ‘기후 클럽’ 창립 멤버로도 참여한다. 한국은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 산업 활성화와 탈탄소 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 협력에 동참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후 클럽 내 활동을 통해 원자력과 청정수소, 재생에너지 등 모든 무탄소 에너지원을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에너지로 인정하자는 CFE 이니셔티브 확산을 꾀한다.

김상협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COP28은 기후행동 가속화를 위해 전 세계가 더 결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지난 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28, 11월30일~12월12일)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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