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팬데믹 시기에 풀어놓은 유동성이 버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모두 하고 있다”며 “미국은 부동산대출이 장기금리에 연동돼 장기금리 상승이 자연스럽게 버블을 막을 것이지만, 부동산 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는 한국과 중국은 단기금리를 올리는 길 밖에 유동성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여기에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장벽에 맞서 국력을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유동성이 주식이나 부동산이 아니라 첨단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점증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시스템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연기금과 보험사의 자산배분이 장기채권에 쏠려 있어, 장기채권을 언제 살 것인지만 고민할 뿐 장기채권을 팔고 주식을 사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하기 불가능한 규제환경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는 유동성이 많아져 자산버블 우려가 높아지면 중앙은행이 직접 긴축정책을 사용하는 길 밖에 없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연준은 2015년 12월에 금리인상을 시작했지만,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은 연준보다 5년 이상 앞서 금리인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대출이 단기금리에 연동돼 있는 한국과 중국은 단기금리를 올리는 길 밖에 유동성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며 “이번에도 미 연준보다 먼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