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증권업결산)②`금융위기 한파` 벼랑에 서다

주가급락에 증권사 줄줄이 적자전환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자살도 잇달아
  • 등록 2008-12-19 오전 10:40:00

    수정 2008-12-19 오전 10:56:13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증권업계는 올 한해 말 그대로 악몽과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다.

2000선 재등정이라는 장밋빛 기대로 새해를 출발했지만 현실은 주가폭락과 자살, 적자행진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 등 온통 우울한 단어들로 가득했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거대 쓰나미 속에서도 새로운 증권사들이 태어나고,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희망의 싹을 틔우기 위한 움직임도 부단했다.

◇ 대형사 줄줄이 적자..구조조정 단행

지난 5월 19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000선은 물론 900선마저 뚫고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면서 투자심리는 패닉으로 치달았다. 

최근 수년간 상승장에 기대 승승장구해왔던 증권사들의 실적도 당연히 급전직하로 곤두박질쳤다. 10대 증권사들의 2008회계연도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무려 66%나 급감했다. 대우증권과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이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임금삭감과 지점축소는 물론 인력감축도 단행됐다.
 
하나대투증권은 임금삭감과 인원축소 등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해 사장을 비롯한 임원의 연봉을 20% 내외로 삭감하고, 201명에 대해 희망퇴직도 실시했다.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굿모닝신한증권 역시 임원연봉을 깎거나 내년 예산을 동결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계획된 행사를 취소하거나 임원의 운전기사를 줄이는 등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 증권맨은 괴로워..리서치센터도 `굴욕`

주가급락과 함께 증권사들이 속속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증권맨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손실을 입은 고객들의 항의로 인한 스트레스는 기본. 전화벨 노이로제에 걸리거나 투자실패 소송에 휘말린 경우도 있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고객들의 항의를 막기 위해 지점 직원들을 대폭 교체하기도 했다.

임금도 대폭 줄었다. 증권사들의 올 상반기 급여는 작년에 비해 평균 10%가 감소했다. HMC투자증권이 46.3%나 급감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증권사 임금이 줄었다. 지난해 우리사주 배정에 참여한 현대증권과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직원들의 경우 손실이 커지면서 속앓이만 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자살소식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10월 모 증권사 직원이 투자손실의 부담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을 비롯해 승승장구하던 사설 투자자문사 대표와 주가연계 보험상품을 팔던 보험사 지점장 등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증시가 유례없는 급변동 장세를 연출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도 `굴욕`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올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1750~2200선. 반면 코스피지수는 900선 아래로 추락하면서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개별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역시 기술적 분석과 예측이 전혀 통하지 않는 장에서 마음 고생이 심했다.

◇ 8개 증권사 신설..M&A도 활발

이 와중에도 IBK투자증권과 LIG투자증권, 토러스증권 등 8개의 증권사가 새롭게 태어났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타이밍은 최악이었다. 실제로 초기 투자규모가 클 수밖에 없는 신설사 대부분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사간 M&A도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우선 국민은행이 작년말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해 지난 3월 KB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옛 신흥증권을 인수해 HMC투자증권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옛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등 대기업의 증권업 진출도 두드러졌다. 두산그룹의 경우 두산캐피탈을 통해 BNG증권중개를 인수해 종합증권사 육성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반면 지난해 유진투자증권을 인수한 유진그룹의 경우 최근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1년만에 재매각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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