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35일 앞둔 지난 7일 찾은 ‘인천의 정치 1번지’ 남동구의 표심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못하고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남동구는 지난 대선을 제외하고 7번의 선거에서 대통령 당선 후보를 맞추면서 민심 풍향계로 평가되는 곳이다. 국회의원 선거인 총선에선 최근 12년 동안 민주당이 강세를 보였다. 2010년 전까지 보수정당의 표밭이었지만, 2012년 총선부터는 남동갑과 을 모두 민주당이 세 번 연속 두 선거구 모두 석권한 진보정당의 우세 지역이 됐다. 22대 총선에선 윤석열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론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표출 중 어느 쪽의 목소리가 더 크냐에 따라 남동구의 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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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민주당 아니다” vs “정권 견제 힘 실어야”
인천시청 등을 주요 공공기관과 소래포구, 공단 등을 품고 있는 남동갑은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진보 진영에선 지역구 현역인 맹성규 민주당 의원이 진보당의 용혜랑 예비후보와 이달 중순 국민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지역구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에선 SBS 아나운서 출신인 손범규 후보가 두 번의 당내 경선 끝에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장석현 전 남동구청장은 선거법 위반을 이유로 공천 면접에서 배제됐지만,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삼파전이 예상된다.
반면 정권 견제론도 만만치 않았다. 충남 태생이지만 10대부터 인천에서 살았다는 50대 자영업자 최모 씨는 “공정과 상식을 운운하며 대통령이 되더니 본인과 부인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외교는 외교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다”면서 “견제할 야당에 힘을 실어주고, 당 대표가 싫다면 선거 이후에 바꿔도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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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사법 리스크 vs 與 지역 무연고…‘다 싫다’는 혐오도
후보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렸다. 간석동에 거주하는 53세 B씨는 신재경 후보에 대해 “대통령과의 인연만 내세우고 지역 연고도 없는 사람이 지역에 오래 남겠냐”면서 “무엇보다 정부가 정치를 못하는 것 같아 민주당을 뽑을 생각이다. 서민 물가는 잡히지 않고, 인천 쪽 아파트 재개발도 이전 정부 때 훨씬 더 많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가진 사법 리스크가 너무 크단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인천 토박이라는 70세 임병헌 씨는 “개인적으로는 구속되고도 당을 만든 송영길 전 대표를 비롯해 다른 인물들도 반성이 없다는 점이 마음을 떠나게 했다”며 혀를 찼다.
당을 떠나 정치인들 자체에 대한 혐오와 무관심을 표현하는 사람도 많았다. 간석시장에서 만난 60대 김모 씨는 “이놈이나 저놈이나 당에 상관없이 다 똑같다.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들이 왜 필요한지 도저히 모르겠다. 투표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30대 중반 회사원 C씨 역시 “선거 때만 되면 타당, 상대 후보 비난하느라 온 뉴스가 도배되고 동네도 시끄러워진다. 공해 수준이다. 보수든 진보든 관심 없다. 국민을 위한 정치인은 어느 정당에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