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등을 중심으로 항공기 운항이 서서히 재개되고 있지만 항공업체와 여행업체들이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아이슬란드 등 유럽에서 공급하는 부품 부족으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생산 중단까지 빚어졌다.
다행히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일주일을 넘기지 않을 경우, 유럽 국내총생산(GDP) 감소분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아이슬란드의 또다른 화산에서 추가 폭발이 우려되고 있어 변수가 되고 있다.
◇ 핵심부품 조달 중단에 제조업체도 발 묶여
2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프랑스 닛산 자동차는 21일부터 소형차 모델 큐브와 SUV 차량 무라노, 크로스오버 모델인 로그 등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슬란드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센서의 공급 부족 때문으로 독일 BMW와 아우디 역시 비슷한 연유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멈췄다.
이같은 주요 부품 운반뿐 아니라 항공사나 여행업체들의 손해 역시 불 보듯 뻔한 상황. 유럽 최대 여행업체 튜이트래블의 경우 이번 화산재 사태로 하루 손해 비용이 500만~600만 파운드(770만~920만달러)로 집계됐고 런던 히드로 공항 등을 운용하는 영국공항공사(BAA)도 일간 손실을 500만~600만 파운드로 추정했다. 여기에 면세점을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명품업체들도 간접적인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 미국 역시 유럽으로부터 각종 식료품 수송이 막히면서 일부 지역에서 수산물과 농산물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6일째 항공기 운항이 막히면서 관련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일주일 넘기지 않으면 장기적 영향은 제한
전문가들은 과거 9.11 사태 등을 감안할 때 정상적인 선적이 이뤄지기까지는 약 일주일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 이번 화산재 사태가 글로벌 경제이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항공기 운행이 이번주 안에 모두 재개된다면 관련 비용이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0.1%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자동차업체들이 부품 공급 부족으로 생산 중단 상태를 빚었지만 유연한 작업 운용으로 생산 부족분을 쉽게 채울 수 있고 자동차 출하 자체는 항공기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고객들에 차량을 전달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됐다.
◇ 더 파급력 강한 카틀라 화산 폭발은 변수
다만, 최근 화산재가 분출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에 이어 추가 폭발이 점쳐지고 있는 카틀라 화산이 실제로 화산재를 분출할 경우 그 여파가 더 확산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카틀라 화산의 경우 앞서 터진 화산보다 100배에 달하는 화산재를 뿜을 것으로 보여 가축이나 경작지 등 지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아이슬란드 화산 역사 상 대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한 후 카틀라 화산의 대규모 폭발이 뒤를 이었고, 미국 정부 지질학자 역시 이번주 중 화산 폭발을 예견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