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조달청 통합별관 공사 지연 5억 손배所, 조정회부

시공 업체 선정 과정서 '잡음'…입주 3년 밀려
법원, 양측 타협 제안하며 조정회부
법조계 "조정 성립 가능성 낮아, 재판 다시 열릴 것"
  • 등록 2023-07-12 오전 9:45:00

    수정 2023-07-12 오전 9:45: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이 조달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조정 절차에 넘겨졌다. 한은 통합 별관 신축 과정에서 입찰을 위임받은 조달청이 시공사 선정으로 소송에 휘말리면서 한은은 공사와 입주 지연으로 금전적 손해를 봤고 이에 2월 조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사진=한국은행 제공)
법원 “합의점 찾아 갈등 해결하라”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7부(손승온 부장판사)는 한은이 조달청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조정에 회부하기로 지난달 초 결정했다. 첫 조정기일은 다음 달 22일 오후 3시다.

조정회부는 재판부가 정식 재판을 심리하기 전 원·피고 간 합의점을 찾아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라는 취지의 화해권고 결정이다. 소송 비용이 줄어들기에 법원은 통상적으로 이같은 타협을 제안한다.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이 강제조정을 할 수 있다. 확정된 강제조정은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에 양측이 2주 이내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조정이 확정된다. 다만 이의를 제기하면 재판이 다시 열리게 된다.

소송은 한은이 서울 중구 남대문로 통합별관 재건축 공사입찰을 2017년 조달청에 위임하면서 발단이 됐다. 조달청이 입찰가를 589억원 더 낮게 쓴 삼성물산을 두고 계룡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 이에 삼성물산은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고, 감사원과 기획재정부도 입찰예정가(2829억원)를 3억원 웃돈 금액으로 응찰한 계룡건설의 낙찰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조달청과 계룡건설은 검찰 수사까지 받았고, 조달청은 2019년 해당 입찰을 취소했다.

그러나 착공은 이뤄질 수 없었다. 조달청 결정에 반발한 계룡건설이 법원에 낙찰자 지위를 확인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법원이 계룡건설의 손을 들어준 2019년 말에서야 공사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창립 70주년인 2020년 상반기까지 통합별관 공사를 마치고 입주하려던 한은 계획은 무산됐다. 한은은 서울 중구 삼성본관에서의 ‘월세살이’를 3년 연장해야 했다. 한은이 해당 건물을 임차한 비용은 월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은은 임차료 등 손해를 배상하라며 지난 2월27일 조달청을 상대로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조정 성립 가능성 희박…“책임 인정하는 꼴”

법조계는 조정 성립 가능성을 낮게 본다. 정식 재판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공기관 사이 송사는 법원 판결에 따라 책임 여부도 따라온다”며 “조정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어느 정도 책임을 인정한다는 것이기에 그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한은 내부에서도 조정이 성립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다. 한은은 조달청이 입찰 과정에서 송사에 휘말리면서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를 봤다는 입장인 반면 조달청은 입찰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없었고 입찰 및 공사 지연과 한은의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의견 대립이 뚜렷하다.

다만 이같은 공공기관 사이 법적 분쟁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진 않다. 양 기관 소송 대리를 내로라하는 대형 법무법인이 맡아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은은 법무법인 광장이, 조달청 소송을 인계한 법무부는 법무법인 대평양을 선임했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같은 분쟁은 예산낭비”라며 “공익을 위해 원만하게 타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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