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카오 김범수,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직 맡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후임으로 비상임직 이사장 내정
재산 절반 이상 기부 약속한 김범수, 기부활동 일환
사업은 성장통 겪지만 '더 나은 세상 만들려는 의지'는 여전
브라이언임팩트 활동 활발..예술로 더 나은 세상을
  • 등록 2023-07-30 오후 2:27:48

    수정 2023-07-30 오후 8:13:53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자발적 기부 운동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 참여해 재산 절반 이상 기부를 약속한 김범수 센터장의 기부 활동 중 하나로 보인다. SM 인수 이후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우는 카카오의 공연예술 역량 확대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30일 IT 업계와 문화계에 따르면 김범수 센터장은 비상근직인 국립오페라단 이사장직에 내정돼 조만간 문화체육관광부의 임명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인터넷 업계 소식통은 “SM을 인수하는 등 평소 문화예술분야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김범수 센터장이 사회공헌활동의 하나로 이사장직 제안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언급했다.

‘돕는 사람을 돕는’ 브라이언임팩트

김범수 센터장은 지금은 계열사 126개를 거느린 카카오 공동체의 총수(공정거래법 기준)이나, ‘단칸방 흙수저’ 출신이다. 어려운 가정환경 탓에 5남매 중 유일하게 대학에 진학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학사·석사를 거쳐, 삼성SDS에서 PC통신 유니텔을 개발하고,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을 설립했다. 이후 아이위랩(카카오 전신)을 창업해 내놓은 게 카카오톡이다.

카카오톡이 일상을 지배하면서 카카오는 2021년 시가총액 4위 그룹으로 성장했으나, 지금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엔데믹이후 IT 경기 침체와 다소 늦은 클라우드 전략으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직원 구조조정이 벌어지는 등 어려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그의 기부에 대한 열정을 막진 못하고 있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연초 김범수 센터장이 직간접적으로 보유 중인 카카오 지분 평가액은 1년 새 절반가량 줄어 5조 6577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그가 만든 사회공헌재단 브라이언임팩트는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브라이언임팩트는 사회적기업처럼 사회문제 해결을 돕는 곳을 돕는 게 목표다.

발달장애인의 지속 가능 고용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베어베터의 김정호 대표가 지난해 5월 이사장에 취임하며 사회공헌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대표와 김 센터장은 1990년대 삼성SDS의 사내벤처팀에서 같이 활동했고, 네이버 초창기에 함께 의기투합했던 막역한 사이다.

예술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는 의지

김범수 센터장이 수락한 비상임직인 국립오페라단 이사장 역시 순수 공연 예술에 대한 기부를 책임지는 자리다.

1년에 150여 차례 열리는 오페라 공연 후원과 협찬 등을 맡는다.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이사회를 주재하며 연간 사업계획 등을 확정한다. 이런 이유로 국립오페라단이 2000년 재단법인으로 독립한 이후 줄곧 기업인이 이사장을 맡아왔다.

역대 이사장들 모두 문화예술계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기업인들이었다. 고(故)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이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국립오페라단을 이끌었고, 뒤이어 이사장직에 임명된 이구택 전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 회장직 퇴임 이후 7년 뒤인 2015년 말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했다.

이구택 전 회장 이후엔 국립오페라단 후원회장을 역임했고, 평소 적극적으로 다양한 예술 관련 활동을 해온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이사장직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 전 회장이 4년 임기를 마친 후인 2020년 1월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3년 임기로 이사장에 취임했다. 서 회장의 이사장직 임기는 올해 1월 종료됐으나 후임자가 나오지 않아 임기를 연장하는 중이다.

김 센터장 국립오페라단 이사장 내정과 관련해 카카오 측은 “관련해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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