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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 아산공장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문제로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현대차 아산공장이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건 이번이 6번째다. 업계는 올해 3분기부터 반도체 쇼티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연내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내년 2분기까지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연간 전 세계 차량 생산대수 감소분이 총 400만~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는 올해 3분기 초 차량용 반도체 공급 문제가 다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주요 차량용 반도체 생산 기지인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차질이 생겼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반도체 쇼티지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터쇼에서 “내년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끝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4분기에는 회복되길 바라지만 생산 시스템 회복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일본 토요타는 연초에 세웠던 생산량 목표를 이달과 내달에 40%가량 줄이기로 했다. 토요타는 이미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다카오카 등 주축 공장의 가동을 일시중단하기도 했다. 이외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있는 8개 생산 공장의 차량 감산을 결정했다. 국내에 있는 한국지엠 공장 역시 부평 2공장에 이어 핵심 차종이 생산되는 부평 1공장 가동을 절반으로 줄였다.
이렇듯 반도체 문제가 계속되면서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출고가 지연되면서 신차효과를 누리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출시된 기아의 신형 스포티지는 출고까지 16~24주 이상 소요된다. 이달 계약하면 내년에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세단 판매 1위에 등극한 기아 K8도 3.5 가솔린 터보 모델(출고 기간 6주 이상)을 제외하고는 출고 기간이 24주 이상 걸려 내년이 돼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쏘렌토 16~24주 이상을 비롯해 △카니발 10~24주 이상 소요 △투싼 24주 이상 △싼타페 9~28주 △스타리아 6~26주 등 인기 차종 중심으로 출고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여러 변수로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에도 여러 신차 출시가 예고된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 문제가 지속될 경우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