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 코미카의 ‘애니툰’ 형식의 웹툰 ‘백퍼센트’. 초능력자 ‘퍼센저’들과 세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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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카 ‘백퍼센트’마우스를 클릭하자 전형적인 웹툰 컷 대신 동영상을 재생하는 화살표 아이콘이 눈 앞에 나타난다. ‘어라? 웹툰도 광고가 있나’라는 나름대로의 의아함과 함께 동영상 재생 아이콘을 누른다. 남자의 심장을 두들기는 락 음악의 거친 비트가 가장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이어 마치 애니메이션과 같은 화면들에 눈길을 빼앗긴다. 애니메이션으로 착각할즈음 자세히 화면을 보면 그제서야 깨닫는다. ‘움직이는 웹툰’, 또는 애니메니션과 웹툰의 합성어인 ‘애니툰’이라는 것을.
신선하다. 국내 웹툰업계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같은 새로운 도전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었을 줄은 잘 몰랐다. 단순히 작화와 스토리만으로 승부를 보는 일반 웹툰과 달리 애니툰은 작가 스스로가 여러 요소들을 감안하고 구상하지 않으면 독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없다.
코미카 ‘백퍼센트’는 이같은 측면에서 ‘갱눈’ 작가의 세심함이 100% 반영된 작품이다. 특히 갱눈 작가 본인이 직접 부른 백퍼센트 오프닝 영상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즌 2에서는 락 밴드 ‘노브레인’의 황현성씨가 작곡으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웹툰에 대한 작가의 자신감, 그리고 완벽주의가 없다면 힘든 일이다.
작가는 백퍼센트를 ‘어른들을 위한 소년만화’로 정의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2085년의 먼 미래. 주요 캐릭터가 되는 돌연변이 초능력자들은 이 웹툰에서 ‘퍼센저(Percentager)’로 불린다. 백퍼센트의 세계관은 퍼센저들의 공격으로 서울을 제외한 모든 국가가 멸망한 상태로 구성돼 있다.
| 얼음 초능력을 쓰는 주인공, 알비노. 사랑하는 친구를 되찾기위해 모험을 시작한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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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얼음 능력을 갖고 있는 퍼센저 알비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알비노는 사랑하는 친구 세라의 두 다리를 자신의 잘못으로 못쓰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 7년간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온 인물이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해커’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접근하면서 사랑하는 세라를 빼앗기게 된다. 삶의 이유였던 세라가 사라지자 알비노는 해커를 쫓는다. 이 과정에서 서울 밖에 있는 다른 퍼센저들과 만나면서 잃어버렸던 자신의 과거도 되찾게 된다. 세상에 알려진대로 퍼센저들은 세계를 멸망시켰을까.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 백퍼센트는 소년만화의 정석대로 화려한 액션은 물론 주인공의 성장도 함께 담았다.
특히 애니툰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맞게 일반 웹툰에서는 다소 심심할 수 있는 액션들을 화려하게 표현,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웹툰 1회당 시간이 약 4~5분 정도여서 독자들의 부담도 적다. 이야기 전개상 다양한 효과음과 음악이 함께 삽입돼 독자들에게 몰입도도 높여준다. 다만 애니툰이 익숙지 않거나 그림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독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화면이 산만하거나 내용 이해가 힘들 수는 있다. 처음 접할 경우 이같은 느낌을 가질 수는 있지만 4~5회 정도를 보게 되면 눈과 귀의 감각이 적응될 수 있다.
현재 23회까지 연재가 된 백퍼센트는 총 25회 연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 경기콘텐츠진흥원의 뉴미디어 영상콘텐츠 제작사업 우수작품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고 있다.
| ‘백퍼센트’를 그리고 연출한 ‘갱눈’ 작가. 갱눈 작가는 직접 백퍼센트 오프닝 OST를 불러 화제를 모았다. (사진=코미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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