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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을 맡은 회사는 이랜드. 이랜드는 유통사업 이외에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케이스위스, 아웃도어 브랜드 루켄 등 패션사업도 주력으로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패션 부문 경쟁사인 아디다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아디다스 아웃도어’에 매장 문을 열어줬다.
말 그대로 ‘적과의 동침’이다. 유통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편집숍을 차려두고 경쟁사의 여러 브랜드를 한데 모아 파는 경우는 있었어도 이번 처럼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가 단독 계약을 맺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아디다스 아웃도어는 현재 이랜드가 운영하는 NC백화점 3곳(강서·송파·안산고잔)에 입점한 상태다. 올 상반기까지 독립 매장수를 10개까지 확대한다. 이랜드는 유통망이 필요한 아디다스 아웃도어에 점포를 내어주고, 브랜드 유통의 독점권을 갖는 구조다.
아디다스는 스포츠웨어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아동복 라인인 ‘아디다스 키즈’, 여성복 라인인 ‘아디다스 우먼스’를 단독 매장으로 분리해왔다. 여기에 올해는 2011년부터 일부 아디다스 매장에서 숍인숍 형태로 선보여온 아웃도어 의류를 ‘아디다스 아웃도어’로 독립시키며 스포츠에서 아웃도어로 영역 확대를 본격화했다.
아디다스는 이랜드를 통해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고, 이랜드는 패션 부문 중 취약했던 아웃도어 영역을 아디다스를 통해 보강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이를 의류업계 불황으로 인한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아웃도어와 캐주얼 브랜드가 스포츠로 영역을 확대하고, 스포츠가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패션업계 ‘영역 파괴’가 활발한 가운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면 패션사업을 병행하는 유통사라고 할지라도 자사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랜드 한 관계자는 “유통과 패션을 별개의 사업으로 보고 있다”라면서 “유통점의 성공에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가 필수다. 아디다스 아웃도어와 별도로 루켄 등 자체 아웃도어 패션 부문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이 또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