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생각대로` 하니, SKT 브랜드 `쑥쑥`

고객사랑 높이는 브랜드 창조 열중
日 아사이야마 동물원 디자인경영 벤치마킹
  • 등록 2008-06-25 오전 9:47:52

    수정 2008-06-25 오전 9:47:52

[이데일리 양효석기자] 지난 20일 오전 8시30분 서울 을지로 SK T-타워 17층. 노타이 차림의 체크셔츠를 입은 남자 직원, 민소매 티 차림의 여자 직원이 하나 둘 사무실로 들어섰다.

'굿모닝'을 외치며 커피 한잔을 뽑아든 서성실 매니저가 자리에 앉자마자 신문을 쫙 펼쳐든다. 그런데 신문기사는 읽지 않고 하단에 무언가만 열심히 본다. 이상하다. 한참을 뒤적이던 그가 한 마디 한다.

"이거 봐라. 이거 우리 광고 패러디 한 거 아니야? 김 매니저, 여기와서 한번 봐 봐"

SK텔레콤(017670) 브랜드전략실에서 볼 수 있는 아침 풍경이다.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 서 매니저는 "홍보팀은 출근하자 마자 신문기사를 스크랩 하지만, 우리는 광고를 본다"며 "SK텔레콤 광고가 잘 나왔는지, 경쟁사 광고는 어떤지, 최근 광고 트렌드는 무엇인지, 우리 광고를 패러디 하는 기업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A 결혼정보회사가 '되고송'을 카피한 광고문구를 써 경위를 체크하는 등 최근 '생각대로T'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신경 쓸 일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은근슬쩍 '생각대로T'가 대히트 중이라는 걸 강조하는 눈치다.  

잠시 후 조용히 있던 브랜드전략팀 이수용 매니저가 팀원들을 불러 모았다.

최근 변경한 디자인 양식대로 우편물, 요금고지서, 대리점 간판 등이 제대로 통일되고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서다. 최근 전국 2500개 대리점 간판을 교체하고 있는데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닌가 보다. 하지만 회의 분위기는 자유롭다. 사방이 막힌 공간이 아니라 사무실 중간에 놓인 유리테이블이 회의실이자 아이디어 공유장이다. 각자 일하다가 등만 돌리면 회의가 되는 것.

▲ SK테레콤 브랜드전략실 (왼쪽부터)이혁수·서성실·이수용 매니저
브랜드전략가 한자리모여
 
사실 브랜드전략실은 일의 개성 만큼이나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있다.

이수용 매니저만 해도 미대 출신의 디자인 전문가다. 서성실 매니저는 광고기획사 출신의 광고전문가며, 여기에 컨설턴트 출신의 전략가 이혁수 매니저까지.
 
이들의 아이디어가 모여 '생각대로T', 뫼비우스의 띠 모양의 로고, '되고송' 광고를 탄생시켰다. 외형적 자유 만큼이나 이들에게는 열정이 넘쳐났다.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닌 스스로 일을 찾아 매달리는 모습이다.

요즘 UCC나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되고송'을 패러디한 내용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하자, 이혁수 매니저가 'T' 브랜드 리뉴얼과 새 광고를 만들어내기까지의 힘겨운 과정을 소개했다.

T브랜드 문제점 발견과 리뉴얼

그는 "2006년 유통·요금·단말기 등의 의미를 모을 수 있는 브랜드로 'T'를 런칭했는데, 소비자들이 T가 무엇을 하는 것인지 쉽게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문제점 발견과정을 토로했다. 여기에 작년초 KTF가 '쇼' 브랜드를 런칭하자 본의 아니게 브랜드 경쟁에 돌입, 본래의 브랜드 컨셉잡기와 다소 거리감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이혁수 매니저는 "이동통신시장이 처음에는 011·016·019 번호로 소비자에게 인지되다가 SKT·KTF·LGT로, 이제는 T·쇼·OZ의 세컨드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T도 새롭게 마케팅을 결집할 필요성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소비자가 생각하는 대로 실현된다는 의미를 담은 '생각대로T'다. 

이에 맞춰 T 로고 디자인도 네덜란드계 유명 디자인회사와 공동으로 개편했다.

이수용 매니저는 "뫼비우스 띠 모양의 T 로고에서 레드는 SK그룹을, 오렌지는 고객을 상징한다"면서 "김신배 사장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한 직후 5분만에 결정됐을 정도로 디자인작업이 잘됐다"고 전했다.
 
올해 디자인경영 원년삼아
                                                                                                                     
▲ SK텔레콤 브랜드전략실 (왼쪽부터)이혁수·이수용·서성실 매니저


그는 "이번 디자인 개편을 계기로 올해를 디자인경영 원년으로 삼고 있다"면서 "삼성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일본 아사이야마 동물원을 모델링으로 디자인경영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당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아사히야마 동물원처럼 만들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 동물원은 동물원의 목적과 진정한 가치에 주목, 동물은 습성대로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고 관객은 그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경영을 도입했다. 그 결과 연간 300만명 이상 찾는 일본 최고 동물원이 된 것.

디자인경영 실현을 위해 브랜드전략팀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30분부터 브랜드·디자인 관련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중이다. 식사는 도시락이나 햄버거로 대체된다. 대신 2인 1조로 타사의 우수 디자인경영 사례발표와 학습교재 스터디발표를 진행하며 정보를 공유한다.

이수용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접할 때 고객의 로얄티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까 고민중"이라며 "경쟁사 대비 차별화 요소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듣고 나니 문득 브랜드전략실 한 가운데 걸려있는 슬로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브랜드파워 높이면 되고, 사랑받는 광고 만들면 되고, 생각대로 하면 되고∼'
이들의 고민이 그대로 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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