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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청사 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청사 시대를 열기위해 정부가 본격적인 이사를 시작한 지난달 30일, 차가운 초겨울 날씨에 이전 첫 주자로 나선 국토해앙부 직원들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이날 오전 국토부는 가장 먼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기념하는 ‘아듀, 과천청사’ 퍼포먼스를 열었다. 색색 풍선들과 화환으로 치장한 이삿짐 차량 등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려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 역력했지만 직원들의 표정에는 착잡함과 아쉬움이 묻어났다.
국토부 공무원들의 최고참 격인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한마디한마디에 힘을 주면서 담담하게 과천을 떠나는 소회를 얘기했지만 목소리 끝은 떨렸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날씨가 추워서만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장관 발표 중엔 눈가를 훔치는 여직원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이런 씁쓸한 분위기는 이사업체가 대형 화물차량에 붙인 플래카드에서도 드러났다. 첫 이삿짐을 맡은 CJ대한통운 측은 애초 차량 플래크드에 ‘경축’과 ‘환영’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토부 측은 직원들 분위기를 감안해 이런 수식어를 빼고 차분하게 ‘국토해양부 세종시 이전’ 정도로만 써붙이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권 장관은 ”세종시는 선진국 도약을 향한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도시“라며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빠른 시일내에 이사해 가는 모든 부처 공무원들과 관련기관 종사자들이 편안하고 효율적인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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