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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차보다 부품 적고 외주화 가능, 전기차 확산에 고용 감소
13일 한국은행 아태경제팀 장병훈 과장, 배기원 조사역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동향 및 특징’에 따르면 향후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경우 자동차 산업내의 고용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대수가 2020년 299만대에서 오는 2030년 2243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기존 내연기관차 대비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생산이나 조립 과정에 필요한 인력이 줄어 들고, 핵심부품의 외주화가 용이해지면서 고용은 감소하고 시장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점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차량의 절반 가량이 전기차로 전환되는 가운데 정책 대응이 없을 경우를 가정해보면 오는 2030년 최대 7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추산됐다. 자동차 조립 관련 일자리는 3만3147개, 부품 관련 일자리가 4만668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2019년 대비 2030년엔 내연자동차 관련 일자리가 3만5000개 정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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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필요한 부품이나 인력이 줄어들어 전기차 전환시 마찰적, 구조적 실업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전기차 전환과정에서 부품 수가 비교적 많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생산 비중을 확대하거나 주요 전기차 부품을 국산화 하면서 고용 감소 충격을 다소 완화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전기차 전환 시나리오별 고용감소분을 보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내연기관차 비중을 달리한 네 가지 시나리오 중 가장 고용 감소분이 컸던 ‘전기차 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0%, 내연기관차 50%’를 보면 국산화 추진을 하지 않았을 때는 7만4000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됐으나, 국산화 추진시 3만5662개로 절반 가량 일자리 감소 충격 완화 효과가 있었다.
이 때문에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은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에 대한 국내 생태계 조정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는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내연기관차의 경우 자국내에서 부품을 조달해 생산하는 공급망 체계가 구축되어 있으나, 전기차의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할 경우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보조금 지급을 통해 자국내에 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을 지원하거나 반도체 등 핵심소재 관련 기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주요 정책으로 공공조달을 통한 미국산 구매 촉진, 해외생산에 대한 세율 인상, 기술개발(R&D) 혁신기술 강화, 반도체와 배터리 등 세부 산업의 미국내 공급망 복원 및 강화, 미국산 원자재 사용 요건 강화 등을 추진하는 중이다.
이 같은 자동차 산업의 생태계 변화는 우리나라에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 위험을 동시에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전장부품 등에 대한 수요 확대 우리나라의 산업에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32%, 우리나라 LG에너지솔루션이 21%, 파나소닉이 13%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권 국가 기반의 기업들이 대부분 점유하고 있다.
다만, 미중 갈등 심화와 전기차 수출 장벽이 높아지는 점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중국 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자국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데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 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국내기업과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