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금융권 채용의 변수는 크게 3가지.
일단 채용의 문은 넓어졌다. 기회는 많아진 셈이다. 두번째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이 합동채용을 한다는 점이다. 눈치작전도 감수해야 할 상횡이다. 세번째는 블라인드 채용이다. 스펙보다 실력이 더 강조된다. 이에 따라 금융업 취업을 노리는 취업 준비생들의 대응전략도 바뀌어야 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제일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채용규모도 늘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기업부터 보자.
기업은행은 250여명을 뽑는다. 지난해 190명에 비해 60명 늘었다. 지난해 86명을 선발했던 신용보증기금은 108명으로 취업규모를 100명대로 늘렸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64명에서 70명으로, 금융감독원도 54명에 57명으로 모집인원을 늘렸다.
반면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곳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31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20명으로 35% 넘게 줄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 탓이다. 수은은 부실 대기업에 대한 대손충당금으로 지난해 창립 40주년 만에 첫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자구차원에서 직원 정원을 축소했고 신규 채용 규모도 줄였다.
②시중은행 취업문도 두배로 넓어져
KB국민은행은 신입행원을 비롯해 변호사와 세무사, 보험계리사, 변리사 등 전문디지털인재 등 핵심성장부문 인력, 경력직까지 포함해 하반기에 500여명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규모 240명과 비교하면 대폭 확대된 것이다.
③‘신의 직장’ 금융 공기업 10월21일 필기시험
올해 주요 금융공공기관은 오는 10월21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10월21일이 ‘A매치 데이’인 것이다.
올해부터는 금융감독원 역시 이날 필기시험을 시행키로 했다. 정부는 중복합격과 과도한 경쟁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인다는 취지로 한날에 채용시험을 치르는 ‘합동 채용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등 7곳이 모두 한날 시험을 치르게 됐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지게 된 셈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만이 10월14일에 필기시험을 본다.
④IT+글로벌 인재 취업문 확대
IT와 글로벌 인재 선발을 확대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대면거래에서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거래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다양한 핀테크 기술이 등장하면서 IT 인력 수요가 커졌고, 글로벌 진출 강화로 지역특화 인재 필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디지털금융부문 신입 행원과 경력직을 따로 모집 중이고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 12개국 언어에 능통한 인재를 우대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신입행원을 일반과 IT로 나눠 뽑고 디지털금융, 데이터분석 경력자 등을 핵심성장부문 인력으로 별도 채용한다. IBK기업은행도 빅데이터분석, 정보보안, 핀테크, 인공지능(AI) 등을 담당할 IT부문 인력을 따로 채용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도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발맞춰서 일제히 채용을 확대하는 분위기”라며 “채용방식도 능력 위주의 선발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반영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