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이 고조되자 해당 상임위가 추경안 처리를 유보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30일부터 가동될 예정이었던 국회 예산조정소위도 원만한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반적인 추경안 처리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부처 세부사업 62개 부적절 지적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부처가 제출한 추경안을 분석한 결과 220개 세부사업 가운데 62개 사업이 ‘연도 내 집행가능성 저조’ ‘유사·중복사업’ ‘사업계획 미비’ ‘필요성·시급성 부족’ ‘예산 과다편성’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금액으로 보면 2조4400억원 규모로, 추경 세출용(5조3000억원)의 절반 가량에 육박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동안 부처가 해결하지 못한 숙원사업이 추경 요청서에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추경예산의 집행기간이 6개월 남짓인데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은 사업예산을 대거 포함하는 등 일단 예산을 확보하고 보자는 부처간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부 핵심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과 ‘범부처 기가(Giga)코리아’ 사업에 각각 500억원, 100억원의 예산을 신청했지만, 연내 전액 집행이 어렵거나 구체적 사업계획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 부처가 추경을 계기로 숙원사업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며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위에서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쪽지예산’ 추경에도 등장
이번 추경안에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민원사업을 포함시키는 이른바 ‘쪽지예산’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25일 예산심사소위를 열고 4300억원을 증액하는 내용의 추경 조정안을 가결했는데, 이 가운데 100억원 이상 지역사업이 총 17건 포함됐다. 대부분 도로·철도 등 건설사업으로 정부가 설명한 경기진작용 추경에도 맞지 않고, 국가재정법에서 규정한 추경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토위는 26일 전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이같은 ’쪽지‘ 논란으로 의원들간 격론이 벌어지면서 안건 처리를 유보했다. 국토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추경안에 대한 논란 속에 국회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도 지지부진하면서, 당초 여야가 합의한 5월 3일 또는 6일 본회의 처리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야는 이번주 초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조정소위를 가동해 종합심사에 나설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예비심사를 마친 상임위는 국방·보건복지위 등 2곳뿐이다. 이때문에 예산조정소위가 계획대로 오는 30일부터 열린다 하더라도 순조로운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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