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녹색괴물이 지구를 지킨다?

뮤지컬 `톡식히어로`
관객 압도하는 웃음코드
오만석 특별출연으로 눈길
  • 등록 2011-08-12 오전 10:07:27

    수정 2011-08-12 오전 10:09:52

▲ 뮤지컬 `톡식히어로`(사진=권욱 기자 ukkwon@)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스파이더맨 손에서 더 이상 거미줄이 나오지 않자 은퇴 여부를 검토,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환경오염 탓이다. `지구가 너무 위험하다`는 멘트를 날리는 뉴스캐스터의 목소리가 떨린다. 아, 영웅들이 사라져간다. 누가 우리를 지켜줄 것인가. 이때 돌연 모습을 드러낸 `톡시`.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늘 상상해온 준수한 영웅 캐릭터가 아니다. 그저 녹색괴물이다. 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묘하게.

여기는 미국 뉴저지 트로마빌 시. 시장은 남몰래 핵폐기물을 유치하고 있었다. 그러다 결국 사건이 터졌다. 시각장애인 `새라`를 구하겠다고 덤비던 환경과학자 `멜빈`이 유독성 물질통에 빠졌다가 `울트라 파워` 녹색괴물로 다시 태어난 거다.

뮤지컬 `톡식히어로`는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권력에 맞서 싸우는 21세기형 영웅 이야기를 풀었다. 몬스터급 코미디답게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장면 구성이 강점이다. 핵폐기물로부터 시를 지킨 톡시가 사랑까지 쟁취하는 과정은 가히 숨가쁘게 돌아간다.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 앤 하이드`를 패러디해 웃음코드를 만들고, 거의 5분 간격으로 의상을 갈아입고 등장하는 멀티맨들의 열연이 가세했다. 짙은 사회성에 흩뿌린 유머코드는 관객을 압도하는 요소다. `너는 원자로, 나는 방사능`이란 노래엔 단순한 웃음거리 그 이상의 상징이 들어있다.

▲ 뮤지컬 `톡식히어로`(사진=권욱 기자 ukkwon@)
배우를 죽이는 극과 살리는 극. 대개 공연은 이 두 분류로 나뉜다. 자의적인 편 가르기가 용납된다면 이 작품은 뒤엣것에 속한다. 덕분에 5명의 배우가 뽑아내는 최대치를 챙겼다.

멀티맨 중 한 명이던 김동현이 공연시작 3일 만에 부상을 당했다. 결국 2010년 초연 때 톡시를 연기했던 오만석이 나섰다. 이번 작품에선 배우가 아닌 연출가로 이름을 올렸던 터다. 김동현의 맛깔난 연기를 못 보게 된 것은 불운이지만 `멀티맨 오만석`은 그 불운을 기꺼이 상쇄시켰다.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10월16일까지 공연한다. 02-3485-8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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