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와 선그은 큐익스프레스…“관계사와 직접 관련 없어”

마크 리 신임 대표, 비상경영체제 선언
전날 구영배 대표 사임 후 입장 표명
“큐텐 관계사의 영향 매우 적은 상황”
셀러 지원에 전사 차원에서 총력 지원 강조
  • 등록 2024-07-27 오후 7:50:31

    수정 2024-07-27 오후 7:50:31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구영배 큐텐 대표가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최고경영자(CEO)를 사임한 가운데, 후임인 마크 리(사진) 신임 대표가 “큐텐 그룹 관계사들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엔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선을 긋고 나섰다.

27일 큐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전날 이사회에서 선임된 마크 리 신임 대표는 이날 취임 즉시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이사회 측은 “큐익스프레스가 큐텐 관계사의 비즈니스 상황으로부터 독립적이고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동시에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글로벌 성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27년 경력의 M&A, 자본시장, 금융규제 전문 변호사이자 크로스보더 거래 전문가인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마크 리 대표는 2021년 큐익스프레스의 CFO로 합류하며 재무 및 리스크 관리, 사업확장, M&A 등을 챙겨왔다. 마크 리 대표는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표 직책을 수행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회사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직원 및 고객들과 적극 소통하면서 다 같이 상생할 수 있는 책임경영의 길을 걷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티몬·위메프의 판매 대금 지연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 사안을 의식한 듯 “큐텐 그룹과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의 비즈니스는 직접적 관련은 없고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현 상황을 매우 위중하게 보고 있다”며 “판매자(셀러)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 전사차원에서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2011년 설립 이후 13년만에 누적 물동량 약 2억 박스를 돌파했다. 지난해 기준 큐텐 계열사 크로스보더 물량도 전체의 10% 수준이다. 큐텐 그룹사들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큐익스프레스 측은 강조하고 있다.

마크 리 대표는 “그간 전략적으로 티몬, 위메프 등 큐텐 계열사의 국내 물동량 비중은 낮추고 동남아시아 이커머스 중심의 해외 물량을 전체의 약 90%로 높이며 글로벌 물류 플랫폼으로 도약했다”며 “앞으로도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사업을 확장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구영배 대표가 일파만파 확산 중인 티메트 사태에 대한 부담을 일부 경감하고자 큐익스프레스 CEO 직을 사임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구영배 대표는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두문분출하고 있다. 다만 해외가 아닌 국내에 거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영배 대표는 이날 이데일리에게 짤막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자신의 입장을 일부 밝히기도 했다. 구영배 대표는 “상황이 빠르게 악화해 위기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며 “자금 확보와 수습책 마련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당분간 양해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마크 리 대표는 큐익스프레스 합류 전 스캐든압스와 데비보이스앤플림턴과 같은 세계적 수준의 글로벌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며 M&A, 자본시장 및 기업경영 관련 법률 자문을 했다. 또한 OCI에서 CFO, 안다자산운용에서 공동 CEO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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