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14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2% 넘게 하락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 전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정책 완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의 되돌림이 더해진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SVB 사태에도 전날 코스피 시장이 반등한 것과 달리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7.46포인트(1.95%) 내린 2363.54에 거래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SVB 파산 사태에도 전날 시장이 반등한 것은 미 정부와 연준이 빠르고 강한 조치를 내놓았기 때문”이라며 “다만 SVB 외에도 여러 은행들의 파산 이야기가 들리고 있고, 당국이 은행 전반을 살려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시장에 불안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같은 불안감에 더해 전날 시장에 과도하게 반영됐던 미 연준의 기준금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하는 것 역시 시장의 하락폭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시장에서는 미 연준과 재무부가 SVB 사태 긴급 진화에 나서면서 이달 기준금리 결정 회의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거나, 나아가 내릴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확산했다. 가파른 금리 상승이 초래한 국채 등 자산가격 폭락이 SVB 파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만큼, 은행 구제를 하면서 기준금리를 더 올리기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었다.
이 팀장은 다만 “전날 시장 반등 과정에서 금리 정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세게 들어왔다”며 “오늘 시장에서는 그같은 기대감의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정례회의 때까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이 팀장은 “FOMC 회의 결과가 변곡점”이라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되돌리는 과정에서 시장 불안이 나타날 수 있지만, 회의 결과를 확인하면서 시장이 제대로 된 방향성을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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