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이미 20대에 좌측 신장을 절제하고 한쪽 신장으로 생활하다 남은 신장의 기능마저 저하되어 6년 전부터 투석치료로 생활을 유지해오던 말기신부전 환자였다. 그러던 중 2016년 8월, 진행성 방광암을 진단받았고 병원에 내원하여 시행한 검사에서 남은 한쪽 신장에서마저 종양이 발견됐다.
방광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요도를 통한 내시경을 이용해 간단히 방광암만을 절제할 수 있다. 하지만, 방광의 근육층을 침범할 정도로 진행이 되면 방광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고난이도 수술이 진행되어야 하고, 김 씨의 경우도 방광 자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욱이 환자는 고혈압과 부정맥 등 심장질환 문제까지 있는데다가 고령의 나이 탓에 수술 위험이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
총 4시간 동안 이어진 방광암과 신장암 로봇수술은 환자의 전신적인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방광암 및 신장암 수술은 과다출혈 문제나 장시간의 마취로 인한 폐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로봇을 통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수술을 마칠 수 있어 폐합병증이 전혀 없었고, 출혈량도 최소화 했다. 수술 후 회복 또한 빨리 이뤄져 환자는 일주일 만에 퇴원했고, 현재 전보다 훨씬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방광암 및 신장암 수술은 난이도가 매우 높아 비뇨기과 수술의 마지막 단계로 일컬어진다. 특히 방광암 수술은 전립선과 골반강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해야하기 때문에 수술과정이 가장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소요되는 수술로, 로봇 방광암 수술은 고도의 전문화된 경력과 기술을 가진 의사만이 제대로 해낼 수 있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덧붙여 오종진 교수는 “아직까지는 로봇수술이 보험급여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며 “비용 문제가 해결돼 로봇 수술이 보편화 되어 방광암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좀 더 향상시킬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