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어떻게 살라고"…LH 임대주택, 임대료 손실 1600억원

거주자 없는 LH 임대주택
공공임대주택 공가율 5년 간 3배↑
임대료 손실액 231억원→468억원
  • 등록 2024-09-22 오후 2:32:46

    수정 2024-09-22 오후 3:01:38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공가율이 최근 5년간 3배 증가하면서 임대료 손실이 약 1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LH 건설임대주택 공가로 인한 임대료 손실액은 총 1564억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31억원 △2021년 270억원 △2022년 257억원 △2023년 338억원 등으로 임대료 손실액이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추정 손실액은 468억원으로 작년 대비 손실액이 130억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2020년 손실액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임대료 손실액 급증은 공가율의 지속 증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LH가 제출한 연도별 공가율 현황자료에 따르면, 전체 건설임대주택 중 △2019년 1.6% △2020년 2.3% △2021년 3.1% △2022년 2.9% △2023년 3.5% △2024년 8월 말 5.1%에 해당하는 세대가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공가율이 30%를 넘은 건설임대 사업장 31곳의 임대료 손실액은 106억 5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손실이 발생한 곳은 2023년 준공된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주택 단지로, 전체 1350세대 중 528세대가 비어있는 상태다. 앞으로도 10억 이상 임대료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절반 이상이 공실인 사업장도 11곳이나 있다. 2022년 입주 지정이 시작된 충남 당진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주택단지는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공가율이 85.5%에 달했고, 전북 군산시 신역세권에 조성된 단지 역시 277세대 중 197세대가 비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비수도권이나 정주여건이 미성숙한 지역에 대규모로 공급을 확대하면서 공가가 발생했다”며 “행복주택은 입주 계층의 제한 및 소형평형, 국민임대는 생활인프라 미성숙 및 수요부족, 영구임대는 단지 노후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손명수 의원은 “공공임대주택은 주거복지의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어디에 어떤 주택을 공급하는가가 중요하다”며 “공가가 7~80%에 달하는 단지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치, 크기 혹은 입주자격요건 등 잘못된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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