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중국 간앤(&)리 파마슈티컬스(간&리)가 위고비 대비 반감기를 2배 늘린 장기지속형 비만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적인 임상 2b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간&리의 물질은 투약 간격은 길지만 “고용량을 투약해야 하는 만큼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는 인벤티지랩(389470)과 디앤디파마텍(347850) 등이 장기지속형 또는 경구제 방식의 비만약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GLP-1 계열의 비만약은 현재 3종이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대표적이다. 삭센다는 매일 1회, 위고비는 주1회 투여한다. 두 약물은 이미 미국과 유럽 연합(EU) 등 주요국 시장에 진출했다. 삭센다의 지난해 매출은 102억 8900만크로네(약 1조9850억원), 위고비는 같은 기간 313억4300만크로네(약 6조원)을 기록했다.
또 일라일릴리가 주1회 투약하는 용법으로 개발한 비만약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도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젭바운드가 출시된 뒤 이달 중국에서 승인되는 등 출시국 확대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젭바운드의 공식 매출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체중 감소 효능이 최대 26%로 위고비(약 20%) 보다 높아 시장성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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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리는 지난 22일 장기지속형 기술을 적용한 GLP-1 단일 작용기전 신약 후보물질 GZR18의 임상 2상 결과 17% 가량의 체중감소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간&리에 따르면 해당 약물을 48㎎씩 월 2회 간격으로 투여한 그룹과 24㎎씩 주 1회씩 투여한 그룹, 위약을 주 1회씩 투여한 그룹 등에서 체중 감소 효능이 크게 차이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GZR18이 현 시점에서 출시된 GLP-1 계열 물질 중 투약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GZR18이 고용량을 주입하는 점을 고려할 때 시장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비만약 개발업계 관계자는 “위고비는 한 달 동안 유효성분을 약 10㎎을, 젭바운드는 최소 40㎎~60㎎ 넣게 된다. 젭바운드가 주목받는 건 물질의 양은 비록 늘었지만 그만큼 체중감량 효능에서 위고비보다 한 단계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라며 “반면 간&리의 물질은 유효성분 한달 간 약 100㎎에 달하는 양을 넣고도 그 효능은 위고비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위고비의 임상 3상에서 해당 약물 성분을 주 1회 2.4㎎씩 투약했을 때 15~20%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젭바운드의 경우 10㎎ 또는 15㎎씩 주 1회 투약했을 때 최대 26%의 체중감량 효과가 관찰됐다. 서보듀타이드는 임상 2상 단계에서 4.8㎎씩 주 1회 투약한 다음 약 19%의 체중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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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도 간&리처럼 장기지속형 또는 경구 복용 방식의 GLP-1 기전 비만 치료제에 대한 초기 개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벤티지랩(389470)은 유한양행(000100)과 공동으로 월 1회 투약하는 장기지속형 비만 주사제 후보물질 ‘IVL3021’을 개발하고 있다. IVL3021은 인벤티지랩의 미세 유체 기술을 이용한 장기지속형 주사제 개발 플랫폼 ‘IVL-GenFludic’이 적용됐다. 양사는 올해 해당 물질의 임상 진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아직 임상 설계가 완료되지 않아 매월 투약해야 하는 IVL3021의 유효성분량은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디앤디파마텍(347850)은 경구용 비만약 후보물질 DD02S에 대해 연내 글로벌 임상 1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에 따르면 자체 경구 전환 플랫폼 ‘오랄링크’를 적용한 DD02S의 체내 흡수율은 동물 실험 수준에서 비교할 때 노보 노디스크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경구용 비만약 후보물질 ‘리벨서스’ 대비 10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리벨서스의 체내 흡수율이 0.05~0.5%에 이른다. 반면 오랄링크 적용한 DD02S의 체내 흡수율은 5% 이상으로 여러 실험에서 일관되게 수치로 검증되고 있다”며 “원료비 절감을 누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경구용 비만약의 임상 개발을 시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