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제트블루-스피릿 합병에 제동…"소비자 피해 우려"

"운임인상·좌석감소로 수천만명에게 피해줄 것"
제트블루 "빅4 항공사에 새 경쟁자 생긴단 점 간과"
  • 등록 2023-03-08 오전 9:12:34

    수정 2023-03-08 오전 9:12:3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와 스피릿의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렸다. 미 법무부가 시장 경쟁 저하에 따른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사진= AFP)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이날 제트블루의 스피릿 인수를 막아 달라고 매사추세츠 연방 법원에 제소했다. 법무부는 두 회사의 합병이 운임 인상과 좌석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제트블루는 지난해 7월 38억달러(약 5조원)에 스피릿을 인수하기로 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피릿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해당 노선의 항공 운임이 17% 하락했다며, 제트블루 내부 서류에는 스피릿이 항로 운항을 중단하면 요금이 30%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트블루와 스피릿의 합병은 수천만명의 여행객들에게 더 많은 요금과 더 적은 선택권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소송에 동참한 워싱턴DC, 뉴욕주, 매사추세츠주 법무부는 제트블루와 합병 이후 스피릿 좌석의 10~15%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빈 헤이스 제트블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법무부가 이번 합병으로 미국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빅4 항공사에 ‘저요금·고품질’ 경쟁자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트블루가 스피릿 인수를 마무리하면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에 이어 시장 점유율 9%의 미국 5대 항공사가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로이터는 제트블루가 스피릿과의 합병을 2024년 1분기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던 점을 언급하며, 소송을 진행할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두 회사의 합병 발표 당시부터 현지 언론들은 연방정부가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요 기업들의 합병이 시장 경쟁을 저해하고 요금 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갈런드 장관은 “모든 업계의 기업들은 법무부가 독점금지법을 시행하고 미국 소비자들을 보호하는 데 있어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제소 뒤 제트블루의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졌지만, 경쟁사들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다. 유나이티드는 약 3% 올랐으며,아메리칸과 델타는 1.5% 가량 상승했다. 스피릿은 4.7%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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