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여당 대선·총선 압승에 주가·환율 '출렁'

페소화 가치, 대선 후 5% 하락
페소화 내재변동성,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
증시도 6%대 급락 후 겨우 반등
급진적인 정치·경제 개혁 우려에 투심 싸늘
시장 달래기 나선 현직·차기 대통령
  • 등록 2024-06-05 오전 9:11:45

    수정 2024-06-05 오전 9:11:45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멕시코 증시와 환율이 심상치 않다. 멕시코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집권당 후보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증시와 환율 모두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집권당의 대선과 총선 압승으로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현 정부와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은 시장 달래기에 나섰지만 급격한 경제·정치 변화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집권 여당 모레나의 대통령 후보인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이 선거에서 승리한 후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페소화는 이번주에만 5% 하락하며 2020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페소화의 1개월 내재변동성(옵션 가격에 기초한 종목 또는 지수의 미래 변동성 추정치)은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멕시코 자산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매도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증시 역시 지난 3일 6% 이상 급락 뒤 반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페소화 폭락은 정치적 리스크가 신흥국 투자의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뒤엎을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지난 2일 집권당 국가재생운동(모레나) 소속 셰인바움 후보는 멕시코에서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그의 승리는 대체로 예상했지만, 같은 기간 치러진 총선거에서 연립 여당이 주도하는 좌파 연합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진적인 경제·정치 개혁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당 연합은 현재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상·하원 모두 개헌 정족 수인 전체 의석 3분의 2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멕시코 정부와 여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후 동요하는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정책 방향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체질은 튼튼하며, 정부 경제 정책은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인도 승리 확정 직 후 로헬리오 라미레스 데라 오 현 재무장관의 유임을 발표하며 시장을 달랬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의 라틴 아메리카 경제 연구 책임자는 “셰인바움 당선인의 주요 과제는 시장 심리를 강화하고 예측 가능하고 투자 친화적인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새 정부는 민간 부문의 활동과 자유 시장을 침해하지 않고 제도적 질이 더 이상 침식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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