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추기경은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19명의 성직자와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 속에 서임식을 마치고 정식으로 로마 교회 추기경단의 일원이 됐다.
|
교황은 추기경에 임명된 이들을 ‘전능하신 하느님과 사도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와 교황의 권위로’ 거룩한 로마 교회의 추기경에 서임할 것을 선포했다. 새 추기경들은 신앙 선서와 충성 서약을 한 뒤 서임 순서에 따라 한 명씩 교황에게 나아가 무릎을 꿇고 빨간색 비레타(사제 각모)와 추기경 반지를 받았다.
유 추기경은 영국의 아서 로시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됐다. 그는 빨간색 비레타와 추기경 반지를 받고 교황과 잠시 웃으며 대화한 뒤 포옹했다. 추기경 품위의 상징인 비레타는 아래는 사각형이고 위쪽에 성부·성자·성령의 ‘삼위(三位)’를 상징하는 세 개의 각이 있다. 빨간색은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며 추기경 반지는 존엄성을 뜻한다.
교황은 신임 추기경들에게 로마의 성당 하나씩을 명의 본당으로 지정하는 칙서도 전달했다. 유 추기경은 로마에 있는 ‘제수 부온 파스토레 몬타뇰라’(착한 목자 예수님 성당)를 명의 본당으로 받았다.
교황 다음 권위·명예 직위…한국 가톨릭 위상 높여
유 추기경의 서임으로 한국은 총 4명의 추기경을 배출하게 됐다. 유 추기경은 선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한국 가톨릭교회의 네 번째 추기경이다.
추기경은 가톨릭 교회의 교계제도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가진 지위로 기본적으로 종신직이다. 전 세계의 모든 추기경이 소속된 추기경단은 교회법상 교황의 최고 자문기관의 역할을 한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53명으로 가장 많고 아시아(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남아메리카(15명), 중앙아메리카(7명), 오세아니아(3명) 순이다.
유 추기경은 1951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79년 로마 유학 중 사제 서품을 받았고, 1983년 로마 라테라노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전가톨릭대 교수와 총장을 지냈고 2005년 대전교구 교구장이 됐다. 지난해 6월에는 전 세계 사제·부제의 직무를 관장하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에 한국인 최초로 임명돼 대주교로 승격했다. 교황청 장관은 관례상 추기경이 맡아왔기 때문에 유 장관의 추기경 임명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추기경 복장을 완전히 갖춘 유 추기경은 29∼30일 교황이 주재하는 추기경 회의에 참석하며 추기경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