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한미군사동맹 강요하는 바이든은 당장 떠나라.”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환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시민사회단체의 집회와 기자회견 등이 잇달아 열렸다. 경찰은 서울 내 가용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하는 ‘갑호 비상’을 발령하는 등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
| 21일 오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회견 중인 평통사(사진=김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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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은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대통령 집무실 맞은편인 전쟁기념관 앞에서 ‘한미정상회담에 즈음한 기자회견 및 평화행동’을 열었다.
평통사는 회견에서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핵전쟁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대결에 한국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후 3시50분께엔 ‘핵전쟁 불러올 확장억제정책 폐기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참석자 50여명이 인도를 통해 녹사평역 쪽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참여연대도 이날 오후 1시께 평통사 집회 인근에서 ‘한미 정상회담 대응행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참여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한미 군사동맹과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기조, 공격적인 군사 전략 등은 군사적 긴장을 더욱 심화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구축을 어렵게 만들 게 우려된다”며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바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참석자 50여명은 ‘남북 북미합의 존중하고 이행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고 “주한미군 사드철거, 사드 뽑고 평화 심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집무실까지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하겠다면서 미리 준비해온 부부젤라를 불고 함성을 지르기도 했다.
오후 3시께엔 전쟁기념관 앞에서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한국대한생진보연합, 민족의 자주와 대단결을 위한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원회 등 진보단체들의 기자회견과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20~30여명이 참여한 각 기자회견에선 “한반도 평화 위협하는 주한미군 철수하라” “한미동맹 강요하는 바이든 방한 반대” 등의 구호가 나왔다.
이들 단체들의 집회는 전날 법원 결정에 따라 이뤄졌다. 당초 경찰은 대통령 집무실에 관저도 포함될 수 있단 유권해석을 내리고 집무실 100m 이내의 옥외집회 신청에 금지 통보를 했지만, 법원은 전날 평통사·참여연대 등의 집회 신청을 일부 허용했다. 대통령실은 관저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 2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앞에서 재향군인회 회원들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조 바이든 미국대통령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사진=재향군인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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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방한 및 한미정상회담을 환영하는 집회도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재향군인회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국립서울현충원, 평택 캠프 험프리 지역에서 집회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 방한 환영’, ‘한미동맹 강화’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었다. 이날 대통령 집무실 건너편엔 한복을 차려입은 한 중년 여성이 성조기·태극기를 함께 들었고, ‘박근혜 대통령’ 피켓을 만들어온 한 남성도 연신 태극기를 흔들어댔다.
경찰은 이날 시위대간 충돌이나 비상상황에 대응키 위해 가용 인력을 총동원했다. 이날 서울 전역에 동원된 총동원 인력은 1만명 이상, 경찰 부대는 총 125개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바이든 대통령 방한 기간 서울에 가용 경찰력을 100% 동원하는 ‘갑호 비상’, 경기남부청은 인력의 50%를 동원하는 ‘을호 비상’을 각각 발령했다.
한편 경찰이 별다른 교통통제는 하지 않으면서 잇단 집회 등에 따른 심각한 교통체증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