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은 대학병원 등 대형 종합병원에 가면 중증 질환의 임상경험이 많은 의사들로부터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비싼 진료비와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가며 큰 병원을 찾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셈이다. ◇11개 대학병원 단순질병 환자 더 많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원희목 의원(민주당)은 28일 “인제대백병원(서울, 상계), 중앙대병원, 한림대성심병원(춘천, 평촌), 원광대병원, 순천향병원(용산, 부천), 원주기독병원, 조선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11개 병원은 전문진료보다 단순진료를 더 많이 한다”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의료법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질환에 대하여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으로 정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복지부에서 대형 종합병원의 업무를 ‘중증질환자 대상 업무’라고 고시하고 있는 것과 차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부는 희귀성질병, 합병증 발생의 가능성이 높은 질병, 치사율이 높은 질병, 진단을 위한 연구가 필요한 질병 등 201개 질병군을 전문진료 질병군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단순진료 질병군에는 79개 질병군이 속해있으며 진료가 간단한 질병, 결과가 치명적이지 않은 질병이 여기에 속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위암을 연간 41건 이상 수술한 병원이면 별 2개, 41건 미만이면 별 1개로만 구분하고 있다. 별 1개를 받아도 시술 건수가 연간 5건 미만으로 사실상 시술이 이뤄지지 않은 의료기관들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40건을 시술한 병원과 동급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환자들은 심평원이 제공하고 있는 의료기관 정보가 너무 단순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어렵다”며 “공개정보를 보다 세분하고 합리적으로 조정해 누구나 공평하게 좋은 의료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