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돋보기]아파트 도색공사, 스프레이 대신 롤러 써야한다는데..②

  • 등록 2018-11-24 오전 9:29:30

    수정 2018-11-24 오전 9:29:30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 외벽에 광촉매 기술 국산화 연구를 통해 개발한 광촉매 도료를 칠하고 있다. SH공사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우리나라 주택 중 75%는 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처럼 여러 가구가 모여사는 공동주택 형태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공동주택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꼭 알아둬야 할 상식은 물론 구조적인 문제점과 개선방안, 효율적인 관리방법 등을 살펴본다.

지난 시간에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에 따른 아파트 도색공사의 현실적 문제점들을 살펴봤는데요. 비용부담 증가 등을 감안할 때 기존에 해오던 분사방식(뿜칠작업)을 무조건 막는 것이 답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동주택 중 분사방식이 가능한 단지는 거의 없게 됩니다. 설령 가능하다 하더라도 앞으로는 방진막을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방진막을 설치하는 이유는 도장공사 시 발생하는 분사노출에서 비산된 미세페인트 등 비산먼지가 대기를 타고 주변 건축물로 흩어져 대기를 오염시키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섭니다. 타당한 조치같아 보이지만, 이 방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고층화하는 공동주택의 건설 추세와 외줄을 타고 위에서 아래로 분사하면서 내려오는 도장공사의 작업방식을 함께 검토해 봤을 때, 도색부위를 방진막으로 최상층에서 지상층까지 방진막을 설치하고, 도색부위에 따라 설치된 방진막을 옮겨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영향이 있겠고요. 둘째,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방진막 설치 중 부품류(볼트, 너트류 등) 낙하에 따른 작업자와 입주민의 안전문제도 살펴봐야죠.

셋째, 작업의 지속성과 반복성을 고려했을 때, 일시적이며 일회성 도색공사를 위한 이번 조치가 대기환경 개선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넷째, 외부 도색용 페인트의 주성분이 수성인 점을 감안했을 때,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는 도색공사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섯째, 주변으로의 비산 방지를 위한 방진망 설치가 해당 동의 입주민 건강영향은 고려한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방진망 설치로 비산 방지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해당 동의 도장작업에서 발생된 비산먼지를 해당 동과 방진망 사이 공간 어딘가에 정체시킨다는 뜻이죠.

법 개정 전인 현재는 아파트 도색공사 시 외벽은 분사방식, 건물 내벽은 롤러나 붓작업을 하는데요. 롤러작업과 붓질작업과 같이 작업진행률이 낮고 재료비 대비 인건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작업 부위는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 근로자에게 맡깁니다. 밧줄을 타고 수행하기 때문에 위험수당이 붙고 높은 전문성이 요구돼 상대적으로 많은 인건비가 지급되는 외벽 도색 작업은 높은 작업진행률을 보이는 분사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 외벽 도장작업을 분사방식으로 하면 방진막을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시간이나 비용문제로 앞으로 시행되는 도색공사비용은 현재의 비용보다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분사방식을 규제하는 것이 미세페인트의 비산 문제 때문이라면 분사방식의 도장작업용 스프레이건에 대한 비산도 허용범위 등의 검정기준제도 운영 등의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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