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한강을 캐스팅하다

市, 주요 촬영지 지도로 소개
‘국경의 남쪽’부터 ‘괴물’까지… 최근 영화 9편에 등장
동작대교·노들섬 등 걷다보면 ‘그때 그 장면’ 눈앞에
  • 등록 2007-11-27 오전 10:48:00

    수정 2007-11-27 오전 10:48:00

[조선일보 제공] 강변에 우거진 버들 숲, 나루터를 떠나는 나그네, …. 평양 8경으로 꼽히는 보통강(普通江)은 평양 연인들의 은밀한 데이트 장소로 알려진 곳이다.

새터민(탈북) 청년의 순애보를 그린 영화 ‘국경의 남쪽’에는 평양 보통강이 주인공 선호(차승원)가 애인 연화(조이진)와 첫 키스를 하는 로맨틱한 장소로 소개된다. 하지만 버드나무 숲이 우거진 영화 속 보통강변이 실제로는 한강 반포지구의 서래섬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북한 현지촬영이 좌절돼 가장 비슷한 서래섬에 선전형 그림간판, 가로등, 벤치 등을 설치해 평양 보통강을 재현했던 것.

이처럼 한강 곳곳에는 영화의 배경으로 쓰인 곳이 꽤 있다. 서울시와 서울영상위원회가 최근 영화 9편의 배경이 된 한강의 주요 촬영지를 지도로 소개한 ‘씨네맵(cinemap) 한강’을 내놓았다. 지도를 따라 걷다 보면 금세 영화 장면에 빠져들게 된다.


◆미스터 로빈꼬시기, 외출

63빌딩과 한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동작대교 남단 포토 아일랜드는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에서 우연히 만난 로빈(다니엘 헤니)과 민준(엄정화)이 한강을 내려다보며 마음을 열게 된 장소다. 지하철 4호선 동작역 2번 출구로 나온 뒤 동작대교 위를 걷다 보면 다리 중간에 벤치와 목재데크가 놓인 포토아일랜드를 만나게 된다.

한류스타 배용준이 출연한 영화 ‘외출’에서 잠실대교는 각자의 배우자가 서로 불륜관계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인수(배용준)와 서영(손예진)이 함께 한강변을 달리던 장면의 배경으로 나온다. 영화에서처럼 한강 위에 비친 다리의 경관조명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5번 출구로 나와 800m쯤 가면 된다.

◆광복절 특사, 태풍태양

한강대교 아래 노들섬은 코미디영화 ‘광복절 특사’에서 땅굴을 파고 탈옥한 무석(차승원)과 재필(설경구)이 자신들이 광복절 특사명단에 포함된 것을 알고, 교도소 보안과장과 통화하는 장소로 나온다. 섬 둘레 포장길에 훔친 택시를 세운 두 주인공의 뒤로 보이는 한강철교, 63빌딩이 인상적이다. 한강대교 양쪽 보도에 노들섬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으며, 섬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20분쯤 걸린다.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서울이 아닌 한적한 교외에 나온 듯한 느낌이 든다.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한강 밤섬은 영화 ‘태풍태양’에서 동경의 섬으로 그려진다. 인라인스케이트를 통한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을 그린 이 영화에서 모기(김강우)와 한주(조이진)는 서강대교 위에서 밤섬을 내려다보며 스케이트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나눈다. 

▲ 해질 무렵 노을이 드리워진 한강 위를 한강 순시선이 유유히 떠 가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청춘만화, 사마리아

폐쇄된 정수사업소의 시설물 위에 담쟁이, 줄사철 등을 심어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선유도 공원’도 단골 촬영장소다. 성룡 같은 액션배우를 꿈꾸는 이지환(권상우)과 배우지망생 진달래(김하늘)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청춘만화’에서 선유도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나는 장소로 그려진다. 이곳에서 지환이 달래의 남자친구와 맥주내기 시합을 벌이는 것을 비롯해 등장인물들이 선유도공원 곳곳을 누비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같은 장소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에서는 살인 장소로 등장한다. 원조교제를 하는 여고생 딸의 복수를 하는 아버지를 그린 이 영화에서 선유도는 두 여고생이 함께 거닐던 곳, 원조교제 남성을 아버지가 살해하는 장소 등으로 그려진다.

◆괴물, 말아톤

‘한강의 재발견’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괴물’은 초반부에 괴물이 출몰하는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를 비롯해 잠실대교, 서강대교, 원효대교 등 거의 한강 전역을 배경으로 한다. 괴물과의 마지막 사투가 벌어지는 원효대교 북단을 비롯해 성산대교, 밤섬 등 한강 곳곳에서 촬영됐다.

스무 살 자폐증 청년이 마라톤을 통해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 ‘말아톤’에서 초원(조승우)이 마라톤 연습을 하던 곳은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주변이다. 강변을 달리는 초원의 뒤로 보이는 다리가 반포대교, 동작대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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