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음란정보 시정요구, 아프리카TV 71%로 ‘최다’..방송정보 보관 의무화하라?

김성수 의원, '생방송 정보 사업자 일정기간 보관의무화법' 발의
서버 외국에 있는 유튜브는 적용 어려워
국내 기업들만 서버 비용 폭탄 우려도
  • 등록 2017-09-26 오전 7:47:08

    수정 2017-09-26 오전 8:04:3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개인인터넷방송이 인기를 끌면서 일부 BJ(개인방송진행자)의 성매매, 음란정보 관련 일탈 행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성기노출, 음란 콘텐츠 등 선정적인 불법 정보에 대한 신고 건수도 급증하고 있는데, 개인방송은 이미 생중계 된 데다 숫자도 너무 많아 실질적인 사후 규제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이에 따라 국회 과방위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불법·유해 정보에 대해 실질적인 심의와 제재를 할 수 있도록 ‘사업자가 방송 정보를 일정 기간 동안 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의 취지를 이해한다 해도 개인 인터넷방송 플랫폼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 보관 의무화가 이뤄진다면 막대한 스토리지 비용과 서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그나마 유튜브에 대항해 국내 인터넷방송(OTT)을 지켰던 국내 기업들이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이 법의 적용대상이 ‘인터넷개인방송’을 매개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돼 있는데, 유튜브의 경우 서버를 외국에 두고 있어 해당 법 적용이 쉽지 않고, 설사 적용한다고 해도 실제로 방송정보를 보관했는지에 대해 우리 정부가 확인할 길도 묘연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개인인터넷방송을 통한 음란 정보 유통을 줄이기 위한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

성매매·음란정보 방송, 아프리카TV 최대

김성수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26일 김성수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개인 인터넷방송 신고 현황’를 분석하니 2015년 306건, 2016년 1,136건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2017년 상반기에만 625건에 달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심의를 진행하는 개인 인터넷 방송 국내외 사업자는 구글(유튜브), 나비TV, 모두TV, 별TV, 썸티비, 아프리카TV, 윙크TV, 인범플레이, 카카오(다음팟), 캔TV, 트위치, 팝콘TV, 팡TV, 풀빵TV, tvsori, ssomecast, soratv, sensetv, sendvid, mingkytv, liveg, kingkongtv, jungletv, hotdogtv, gplay, girltv, fulltv, dotoritv, daltv, bolleh, bikinitv, bbongtv, avatatv 등이다.

그런데 아프리카TV가 전체 심의요구 건수 198건 중 70.7%(140건)으로 개인방송 사업자 중 1위를 차지했다.

심각한 건 사실…영상 보관 의무화만 답일까

도박의 경우 아프리카TV의 특정 BJ가 스페인프로축구 경기 일부장면을 중계하면서 스포츠 경기 결과와 점수 등에 내기를 거는 형태의 도박 사이트를 홍보해 접속차단을 당했고, 성매매·음란의 경우는 유료 아이템을 선물한 일부 시청자를 대상으로 팡TV(pangtv.co.kr)에서 시청자 34명에서 남성 게스트와의 성기 노출, 자위행위, 구강성행위 및 성행위 장면을 실시간으로 방송해 이용해지를 당했다.

기타법령위반(욕설, 차별·비하, 폭력, 잔혹·혐오)으로 아프리카 TV BJ가 방송 중 특정 시청자에게 “정신 병신이세요? 예? 무슨 X끼가 개념이 없나 이 병XX끼, 쓰레기 XX가...“등으로 발언, 특정여성 비하, 다른 시청자를 찾아가 싸우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한 사례 등도 있다.

그런데 아프리카TV 등 개인 인터넷 방송은 현재 방송법이 아닌 전기통신사업법의 규제를 받고 있으며,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해 방송사업자와 달리 사업자 신고 외에 별다른 규제를 받고 있지 않다.

인터넷 개인방송 특성상 불법정보가 유통되었는지 여부를 방송이 송신된 이후에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김성수 의원은 “인터넷 개인방송의 불법·유해정보 유통을 막기 위해 사업자 자율규제가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겠지만 불법정보의 무분별한 확산으로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더 이상 자율에만 맡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터넷 개인방송 사업자가 방송 내용을 일정 기간 보관토록 해 사후 심의나 제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 전문가는 “전세계적으로 인터넷 플랫폼에 이런 방식으로 영상 보관 의무를 부과한 나라는 없다”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불법·유해 정보 피해를 줄이려면 정부와 업계, 학계가 모여 현재의 자율규제 시스템을 검검하고 빠른 삭제와 규제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우선이다. 자칫 표현의 자유까지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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