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커피값이 더 오를 조짐이다. 커피 원두 수출 세계 1위 국가인 브라질이 극심한 가뭄과 화재에 시달리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커피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이날 한때 뉴욕 선물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3.3% 급등한 파운드당 2.6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 이후 13년 만의 최고치다. 올해 들어서면 40% 가까이 치솟았다.
| (사진=게티이미지) |
|
고품질 아라비카 원두와 함께 세계 커피 시장을 양분하는 로부스타 품종 역시 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브라질 원두 최대 생산지로 꼽히는 이스피리투산투주에서는 지난주 한때 로부스타가 아라비카보다 비싸게 거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부스타가 아라비가보다 비싸게 거래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가격 역전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커피 중개업체 ‘플레이버 커피(Flavour Coffee)’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지난주 브라질에서 로부스타에 웃돈이 붙었다”고 전했다. 현재 웬만한 프랜차이즈의 커피 가격이 5000원을 훌쩍 넘는데,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는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뭄과 화재 때문이다. 커피 원두 생산량이 줄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한 커피 협동조합장은 “40여 년 만에 최악의 물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며 “악천후로 이미 이번 시즌 수확에 차질이 생긴 상황에서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내년에도 정상적인 생산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브라질 당국은 지난 5월 올해 아라비카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상파울루대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