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재난지원금과 지역화폐 등으로 연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한 재정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이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서울 마포구 공공심야약국을 방문해 김대업 대한약사회장, 약사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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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재부가 예산 권한으로 다른 부처의 상급 기관 노릇을 하고 있다”며 “기재부의 제일 문제는 기획·예산·집행 기능을 다 가진 것이다. 그 문제를 교정해야 각 부처의 고유 기능이 살아난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한 현재 기획재정부를 과거로 되돌려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기재부는 이 후보가 주장한 전국민 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예산 확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등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자신의 정책이 과도한 권한을 가진 재정당국의 ‘텃세’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깔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앞서 밝힌 바 있는 국토보유세에 대한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세금으로 국민의 부담을 늘리는 게 아니라 90%의 국민에게는 세금으로 돈을 드리는 것이니 증세가 아니라 실질적인 감세 또는 지원”이라며 “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기 완화 및 자산 양극화 완화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잘 설명하면 동의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자력발전을 축소하고 신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자력발전은)위험할 뿐만 아니라 사후 관리 비용이나 위험(안전) 비용까지 다 따져보면 사실 비싼 것”이라며 “이 문제가 해결 또는 완화되지 않는 한 기존 원전은 가동기한까지 그대로 쓰되 그 수명이 다하기 전까지 신재생 에너지로 신속하고 대대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대해 “돈 들고 아프다고 수술을 미루는 것과 같다. 아플 땐 더 빨리, 돈이 없으면 빌려서라도 수술을 해야 몸이 나아져 나중에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대장동 논란과 관련해서는 특별검사제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박혔다. 이 후보는 “곧 검찰의 중간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특검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겠나, 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제 문제를 포함해 자꾸 의심하니 깨끗하게 터는 차원에서라도 특검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