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외국인, 블루칩 때리기..셀 코리아?

삼성전자· SKT 작년 고점 대비 30%이상 폭락
"한국 이탈 아니다" vs "당분간 매도공세 이어질 것"
  • 등록 2003-02-07 오전 10:24:09

    수정 2003-02-07 오전 10:24:09

[edaily 증권부] 외국인 투자가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 "한국대표주"에 대한 매도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싹트고 있다. 외인은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29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30만원 선이었던 주가는 27만원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90만주 가량을 팔았다. 단순 계산으로 2700억원 어치를 처분한 셈이다. SKT의 경우 지난 5일부터 매도공세를 취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의 IR 이후에도 간헐적인 순매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말 고점에 비해 30% 가까이 하락했으며 SKT 역시 34% 이상의 급락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이같은 대표종목 처분은 지수하락 압박으로 이어져 증시 레벨 다운을 더욱 부추기는 양상이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12월 고점에 비해 2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외국인의 대표종목 때리기를 어떻게 볼 것인가. 증시 전문가들은 "셀 코리아로 봐야할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T에 대한 실망매물 및 대내외 리스크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일 뿐, 근본적인 시각변화는 아니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급락과 세계적인 IT관련주 하락 동조화가 겹친 것이 외인 매물의 배경이라는 것. 특히 외국인이 이들 종목은 팔면서 유화나 철강 등 실적개선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보이고 있음을 볼 때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는 충고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최근의 달러가치 하락까지 감안할 경우 외인의 우량주 매도를 반드시 손실로 볼 수 없다"는 시각을 보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한국 대표주 처분이 당분간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이라크 전쟁의 양상이 뚜렷해질 때까지, 중장기적으로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견조화, 내수 회복 기조가 시그널을 보일 때까지 외국인의 대표주 매도공세가 간헐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는 "글로벌 경기 부진이 수출, 기업실적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면서 "외국인들이 굳이 한국 주식을 살 이유가 없는 만큼, 한국보다는 차라리 중국 등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음은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리서치센터장 기본적으로 세계 주식시장 자체에 대한 불투명성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또 세계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류의 종목들이 많이 빠진 상황이기 때문에 동조화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 수급적 측면에서 볼 때는 해외쪽의 주식형 관련 자금들이 유출되면서 자금마련을 위해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셀코리아"적인 시각에서 매도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외국인의 하루하루의 매도규모는 이전과 비교할 때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세계 증시의 침체속에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이라크전쟁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한다. 또 장기적 측면에서 하반기 세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정립될 때 지금과 같은 처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본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어떻게 보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삼성전자나 SK텔레콤 모두 각각의 이유가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고 4분기 실적부분도 아직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어제 컨퍼런스콜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IT주의 약세라고 볼 수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계속 순매도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셀 코리아"라고 확대해석할 만한 근거는 없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투자비중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이들 주식을 매도하면서 전체적으로 순매도로 잡히고 있다. 셀 코리아의 여부는 종목으로 보느냐 전체금액으로 보느냐의 문제다. 만일 셀코리아라면 전체 종목별로 순매도를 보일텐데 그런 상황은 아니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을 팔고 있지만 유화주 등 실적개선이 빠를 것으로 보이는 종목들은 사들이고 있다. 해외시장의 영향 등으로 전체적인 투자비중은 줄여가며 종목별로 접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김세중 동원증권 수석연구원 대표주에 대한 외인 매도는 아직 "조족지혈"이다. 그동안 사들인 것에 비하면 물량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이후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며 2조7000억원 규모를 샀다. 최근들어 매도공세를 펴고 있으나 아직까지 2조원 상당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은 작년 10월 이후 35만6000원의 평균 가격에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15% 넘게 하락했으니 꽤 손실을 본 셈이다. 그러나 로스컷 물량을 얼마나 공격적으로 쏟아낼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 삼성전자와 SKT에 대한 실망과 대내외적 불안감이 매도심리에 크게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매도세를 "큰 동요"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철강이나 화학주를 사는 것을 볼 때, 포트폴리오 미세조정 정도로 봐야 할 것이다. 외인의 대표주 매도는 당분간 지루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라크전 양상이 뚜렷해질 때까지, 중기적으로는 2월말 이후 대외 여건이 개선되면서 수출이 견조해지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추세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이 2월을 저점으로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아 최악 심리는 현재 반영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정보팀장 외국인이 국내 대표적인 주식들을 매도하는 것은 최근들어 북핵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대북 자금 지원과 관련한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부정적으로 작용한데 데 따른 것이다. 최근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락 고려도 이같은 점에서 나온 것이다. 외국인은 정권교체기에 있는 우리나라의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에서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이같은 대외적 변수 요인외에 삼성전자 등의 주가 하락은 종전 상대적으로 낙관했던 IT경기 회복 기대감이 다시 무너진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반도체 관련기업이 일제히 전저점을 깨고 내려서고 있다. 전날 대만시장도 급락하지 않았나.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세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관련기업의 하락여파가 주변국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환율 절상 부분을 감안할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 현 가격대에 매도하는것이 반드시 손해보고 파는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부담없이 매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종전 삼성전자 CB를 보유하고 있던 델컴퓨터가 CB전환물량을 손해보면서도 처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만큼 컴퓨터업종에 있는 투자자 조차도 최근 반도체 급락세 지속과 함께 향후 IT경기 회복을 낙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냐를 갸늠한다는 것은 이라크 전쟁으로 펀더멘털 등 모든 게 묻혀 있는 현 상황에서 의미가 없다. 전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모멘텀 부재 상황은 지속될 것이다. 다만 수주일내 전쟁 여부가 판가름 난다니까 지켜 볼 따름이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삼성전자 등에 대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고 있지만 신규참여자라면 좀 더 기다리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또 기존 보유자라면 실적이 우량한 주도주로 교체매매하는게 좋을 듯 하다. 지수 반등시 이들 종목이 다른 주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금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임태섭 골드만삭스증권 이사 현재 어디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모든 기업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고 있고, 전쟁 불안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수출, 기업실적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낮고 외국인도 투자하기보다는 포지션을 줄이는 쪽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주가가 싸지만 기업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익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주변환경이 단기적으로 나빠질 가능성이 높으며, 일단 오는 1분기안에는 주가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거시지표도 좋지 않고 전쟁 우려도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굳이 한국 주식을 살 이유가 없다고 본다. 한국보다는 차라리 중국 등으로 갈 것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바닥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우리보다는 상황이 좋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 미국보다 한국 주식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분기 이후에도 상황은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오늘도 완벽‘샷’
  • 따끔 ㅠㅠ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