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제안한 ‘체감휘도’ 측정법, 국제표준 채택

‘휘도(밝기)’ 같아도 색종류와 채도 따라 ‘체감휘도’ 달라
밝기 넘어 색 재현력까지 고려…삼성D, 업계 최초 제안
  • 등록 2023-09-20 오전 8:53:11

    수정 2023-09-20 오전 8:53:1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고안한 새로운 밝기 측정법인 ‘체감휘도 측정법’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업계에 새로운 표준이 만들어지면서 화면 밝기가 중요한 TV나 모니터 구매 시 휘도계로 측정한 밝기가 아닌 소비자들이 실제 눈으로 느끼는 ‘체감휘도’가 새로운 화질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초대형 77형 TV용 QD-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제안한 체감휘도 (eXperienced Color Range·XCR) 측정법이 최근 국제 표준으로 정식 제정됐다고 20일 밝혔다. SEMI는 전세계 2500여개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업이 참여하는 산업 단체로 관련 국제 표준을 심의·제정하는 기관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고안한 체감휘도 측정법이란 휘도값이 같을 경우 색재현력이 우수한 디스플레이가 훨씬 더 밝아보이는 현상을 ‘체감휘도’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표준화한 화질 평가법이다.

과거 디스플레이의 밝기 성능은 단순히 ‘휘도(Luminance)’로만 설명할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촛불 1개로 일정 면적을 비출 때의 단위 밝기(1니트)보다 몇 배 밝은지 계산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휘도계로 측정한 두 화면의 휘도 값이 같더라도 실제 사람의 눈으로 볼 때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사람이 느끼는 밝기에는 휘도뿐만 아니라 색상의 종류와 채도(색의 맑고 탁한 정도)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기존의 휘도 측정법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 ‘먼셀 색채 과학 연구소’는 채도와 색의 종류를 고려한 체감 휘도가 사람의 시각 체계를 보다 잘 반영한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OLED(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20년부터 체감휘도 측정법 표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QD-OLED는 기존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컬러 필터로 색을 구현하는 것과 달리 청색 OLED에서 나오는 강한 빛에너지를 퀀텀닷 소자와 융합해 다채로운 컬러를 표현한다. 실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선보인 2023년형 QD-OLED는 현존하는 OLED 디스플레이 중 체감휘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체감휘도 측정법은 디스플레이를 설계, 개발, 평가하는 과정 뿐만 아니라 전자제품을 만들고 고르는 기준도 바꿀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앞으로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체감휘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하고 실제 시청환경에서 월등히 향상된 밝기 성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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