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지 8개월 정도 지났고 그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정책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는데도 말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말 95.70선까지 내려왔다. 8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파운드화 등 주요국 통화가 잇단 긴축 통화정책으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세를 보인 때문도 있지만 미국 달러화 자체적으로도 탄력이 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 동력이 스캔들로 떨어진 것도 있지만 미국 경기가 어디까지 나아질 수 있을지 의구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일단 채권시장의 관심은 물가보다 경제 그 자체에 더 쏠렸다. 미국 경제 3분의 2를 차지하는 중요한 지표인 PCE 자체는 0.1%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미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2.30%로 하루 새 0.04%포인트 상승(채권 값 하락)했다. 시카고 제조업 경기지수는 2014년 5월 이후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다.
경제지표가 엇갈리며 혼조된 신호 속에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수급으로 단단해진 상·하단을 확인하며 방향성 탐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국제유가 반등에 힘입어 위축됐던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다시 우세해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