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참여정부 때 작성한 ‘비전2030’이 자신을 정치의 길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 31일 오후 봉하마을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정우영 배우자가 권양숙 여사와 면담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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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김 지사는 노무현 재단 특별대담 참석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예사를 예방했다.
이 자리의 화두는 참여정부 당시 기획예산처에서 전략기획관으로 근무하던 김동연 지사 주도로 만들어진 국가전략보고서 ‘비전2030’이었다.
김동연 지사는 “아주대 총장 시절 문재인 대통령님께 경제부총리 제안을 받았을 때 처음에는 고사했다”면서 “하지만 문 대통령 캠프에서 대선시절 ‘비전 2030’을 기본으로 삼았으니, 들어와서 야당(현 여당)의 반대로 무산된 보고서를 실현해달라고 설득해 결국 맡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당시 야당이 좌초시킨 보고서가, 지나고 보니 정치를 하는데 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여사는 “참여정부 정책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던 정책이 좌절된 것이 많은데 그중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비전 2030”이라며 “참여정부에서 기획했던 비전 2030 때문에 김동연 지사가 다시 정부에 참여하시고, 정치를 하게 되셨는데, 정치인의 삶은 ‘운명’인 것 같다”고 답했다.
비전2030은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06년 발표된 보고서로 기존 ‘선(先)성장, 후(後)복지’ 패러다임을 깨고, 최초로 성장과 복지의 ‘동반성장’을 국가전략으로 제시한 대전환을 담았다.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대로 참여정부 내 정책 실현은 무산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동반성장위원회’가 만들어지고 박근혜 정부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역시 비전2030의 핵심 내용 중 하나로 대한민국 정책에 큰 획을 그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31일 오후 봉하마을 방문하여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작성한 방명록. “목표를 잡고 길게 가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유고집 ‘진보의 미래’에 나오는 소제목 중 하나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김동연 지사의 ‘그리움’과 노 전 대통령의 이상을 더 키워서 이뤄내겠다는 ‘다짐’이 담긴 방명록이었다”고 설명했다.(사진=경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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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환담에서 권양숙 여사가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동연 지사님이나, 모두 의지를 가지고 고생을 하면서 삶을 개척해 오신 분”이라고 언급하자, 김 지사는 ‘족탈불급’(足脫不及·맨발로 뛰어도 따라가지 못함)이라는 성어를 인용하며 화답했다. 김 지사는 “외람된 말씀이나 대통령님과 저는 상고(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 김동연 지사 덕수상고)를 나왔고, 삶의 여정이 비슷해서인지 (노 전 대통령 유고집인) ‘진보의 미래’를 읽으면서 대통령님의 생각이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진 만찬에는 김 지사와 권 여사 외에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곽상언, 김정호, 김현 의원 등이 자리에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