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3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산하 제3위원회에 제출한 북한 인권결의안에서 북한 정부에 대해 ‘ILO의 회원국이 되고, 모든 노동 관련 협약에 대한 비준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고 유엔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해 결의안에서 이 부분은 북한에 대해 “ILO에 대해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정도로 표현됐다.
올해는 ‘ILO 가입’을 적시함으로써 북한이 국제규범에 부합하는 노동 개선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국제사회가 앞으로 북한의 노동 관행을 주목하고, 국제법규를 위반한 부분에 관해서는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이는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28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기자회견에서 노동자 국외 파견을 통한 북한의 외화벌이 실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들의 한달 평균 임금은 120∼150달러이고, 음식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하루 근로시간이 20시간에 달하거나 한달 중 1∼2일의 휴일밖에 누리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정부의 행위가 강제노동을 금지한 유엔의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올해 제출된 북한 인권결의안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위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거론했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결의안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결론과 권고사항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북한의 책임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취하도록 장려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발 더 나아가, 올해 결의안에는 안보리가 인권을 포함한 북한의 상황을 계속 논의하고,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이면서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기대한다는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
결의안은 이외에도 북한 정부가 인권침해 관련자를 기소하지 않는 점을 문제 삼았던 것과 관련한 내용을 보완했다.
이런 인권침해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유엔 회원국들이 책임규명 노력에 협력할 것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결의안에는 최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환영하는 한편, 남북한 관계개선과 한반도 안정·화해를 위한 유엔 사무총장의 노력을 평가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