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기 재침체.."붕괴" 위기감 확산

  • 등록 2002-12-12 오전 10:13:13

    수정 2002-12-12 오전 10:13:13

[edaily 전미영기자]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계속 연장되고 있다. 일본 경제는 올해도 침체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2년 이상 성장을 이루지 못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본 경제의 붕괴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의 위기의식 결여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 경제가 12년 이상 마이너스 또는 무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최정점에 비해 75% 이상 하락, 거품 붕괴 이후 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거듭된 금융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40%에 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가격의 하락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7개월째 하락했고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인 5.5%를 기록했다.

연초에만 해도 수출이 활력을 되찾으면서 10여년만에 처음으로 일본 경제에 봄햇살이 비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올 초 전년비 30%에 달했던 수출 증가율은 3분기 들어 2%로 크게 둔화됐다. 내수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둔화되면서 경기 재침체의 위기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직된 관료제도가 문제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비판해온 쪽에선 "2명의 아웃사이더", 곧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다케나카 헤이조 금융상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거듭된 공약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의 암적 존재인 은행 부실채권 문제는 좀체 개선되는 양상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약 20만개 기업이 가사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은행이 부실채권을 떨어내는 것과 같은 속도로 한편에선 다시 부실이 쌓이고 있다.

미국의 MSNBC는 일본 경제가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개혁을 시행할 능력 혹은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지적했다. 이 방송은 구조개혁에 따른 기업 도산이 은행 연쇄 파산과 실업자를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주저하고 있는 일본 정부를 "사회주의 정부"라고 꼬집었다.

경기 재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더 이상 개혁을 미룰 여유가 없다는 비판은 점차 더 가열되고 있다. "개혁과 정치는 일본에선 반대말"이라고 표현한 미츠비시 싱크탱크의 하마 노리코 이코노미스트는 "일본호의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일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지만 1등급 선실의 승객들은 여전히 샴페인을 터뜨리고 있다"면서 지도층의 위기 의식 결여야말로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케우치 히로타카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 역시 일본 정부와 은행, 기업에게 남겨진 시간이 얼마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본이 필요로 하는 것은 점진적인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며 옛 모델을 답습할 경우 일본 주식회사는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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