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가르뎅씨, 우린 개발이 싫다니까"

불(佛) 시골마을 라코스트 수백억 투자해도 시큰둥
  • 등록 2009-08-13 오전 10:44:00

    수정 2009-08-13 오전 10:44:00

[조선일보 제공] "마을을 위해 거액을 투자해 그렇게 애썼는데…."(피에르 가르뎅)

"그 때문에 집값이 엄청나게 뛰고, 전통이 파괴된다."(라코스트 마을 주민들)

세계적인 유명 패션디자이너와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 지역의 라코스트(Lacoste) 마을 주민이 마을의 개발 문제를 놓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인구 400명인 이 마을은 사디즘(Sadism·가학성애·加虐性愛)의 원조격인 사드(Sade) 후작이 살았던 성(城)이 있는 곳으로 외부에 조금 알려졌을 뿐, 보잘것없는 시골 마을이었다.

▲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 지역의 라코스트(Lacoste) 마을

그런 마을에 9년 전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피에르 가르뎅이 사드의 옛 성을 사들여 여름 음악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매년 7월 열리는 여름 축제는 피에르 가르뎅의 유명세에 힘입어 곧 여름철 프랑스 남부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여름 음악 축제 정착에 기울인 가르뎅의 정성은 남달랐다. 축제를 보러 오는 외지인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을 중심가의 빵집, 꽃집, 야채가게, 신문판매대, 카페, 레스토랑을 대거 사들였다. 낡은 주택도 사들여 호텔과 갤러리로 개조했다. 가르뎅이 지금까지 사들인 주택과 건물은 모두 42채. 사드의 성 구입비용까지 합쳐, 지난 9년간 모두 총 3000만 유로(540억원)를 이 마을에 투자했다고 한다.

세계적 명사가 제 발로 찾아와 마을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니까, 주민들이 쌍수(雙手)를 들고 환영해야 할 것 같지만 라코스트 주민들의 반응은 정반대다. 주민 상당수는 "그가 나타나면서 일어난 마을의 변화가 싫고 생활도 불편해졌다"고 불평한다. 특히 가르뎅의 투자활동 탓에 집값이 너무 오르고, 외지인들이 많이 찾아와 마을이 소란스러워졌다고 불평한다.

이런 분위기 탓에 작년 3월, 라코스트 마을의 시장 선거에선 '개발'이냐 '전통의 보존'이냐가 핵심 이슈로 부상했다. 당시 선거에서 개발 반대파 후보는 "역대 시장들이 피에르 가르뎅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고 마을을 마음껏 유린하도록 했다"고 주장하면서 근 40%의 지지율을 얻어, 피에르 가르뎅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쯔위, 잘룩 허리 뽐낸 시구
  • 오늘도 완벽‘샷’
  • 누가 왕인가
  • 몸풀기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