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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종로구 우정국대로 일대에는 1일 오전 11시부터 25번째 퀴어축제가 열렸다. 다양한 나이와 국적, 종교를 가진 축제 참가자들은 낮 기온이 최대 30도에 이르는 초여름 더위에도 거리를 거닐며 축제 슬로건인 “예스, 퀴어(Yes, Queer)”를 외쳤다.
이날 참가자들은 여러 국가와 종교에서 마련한 이벤트 부스를 즐겼다. 유럽연합(EU) 대표부와 덴마크·핀란드·노르웨이·독일·미국 등 각국 대사관은 자국의 퀴어 문화를 안내하고, 무지개 모양의 문신 스티커와 같은 굿즈를 나눠줬다.
이날 행사를 마련한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는 축제 개막을 알리면서 장소대여를 거부한 서울시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선우 조직위원장은 “25회를 기념하기 위해 장소를 대관하는 과정에서 미심쩍은 이유로 네 번 거절을 당했다”며 “오늘만큼은 차별받아도 되는 사람이 없음을 온몸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증명해보자”고 말했다. 이어 “‘예스, 퀴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 사회에 줄 수 있는, 간단하지만 분명한 슬로건을 함께 만들게 됐다”며 “오색찬란한 깃발을 펄럭이며 서울 한복판을 자긍심을 갖고 걸어보자”고 덧붙였다.
조직위와 축제 참가자 3만 5000여명은 오후 4시 30분부터 명동성당과 한국은행, 서울광장을 지나가는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의 바라보는 이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여행을 위해 한국에 온 마가렛(69)씨는 “미국에서는 퀴어에 굉장히 친화적이고 사실 너무 평범하다”며 “한국엔 아직 편견이 있는데 그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고 관련된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은영(60)씨는 “(성소수자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고 저 사람들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는 너무 늙었고 조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노승환(65)씨는 “자기들끼리 놀 수 있지만 이게 양지로 올라오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퀴어축제 주최 측 추산 약 15만명이 축제 현장을 오가면서 일대 도로에는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5시 기준 중구 세종대로와 종로구 우정국로 등 축제현장 인근 도로에는 시속 10㎞ 내외 수준의 차량 정체가 발생했다. 경찰은 축제 장소와 행진 경로 주변에 가변차로를 운영하고 교통경찰 190여명을 배치해 차량 이동과 보행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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