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사이익…중고차 러시아 수출 '호황'

7월 러시아향 중고차 수출대수 1892대…작년 월평균 121.8대 불과
수요 폭증하면서 수출단가도 크게 올라…대당 3.25만 달러 기록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각국 완성차 브랜드 수출 중단 여파로 풀이
  • 등록 2022-09-04 오후 2:39:02

    수정 2022-09-04 오후 8:48:25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고자동차 수출 업계가 호황을 맞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국가들의 제재로 신차 유입이 줄자, 중고차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러시아 중고차 수출량은 1892대로 전월보다 2배 이상(119.2%) 늘어났다. 2017~2021년 월평균 수출량이 121.8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러시아 중고차 수출은 올 5월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5월 529대 △6월 863대 △7월 1892대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수출량이 늘면서 수출단가 역시 오름세를 보인다. 같은 기간 러시아 중고차 수출단가는 3만 2500만달러(약 4430만원)를 기록했다. 지난 6월(2만 9300만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200달러(약 436만원) 올랐다. 지난해 월평균 수출단가(1만 9200만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1만 3300만달러나 늘었다. 러시아에서 중고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단가 역시 높아진 것이다.

카자흐스탄 중고차 수출 역시 증가했는데, 이 역시 러시아 중고차 호황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은 국가다. 실제 수출신고는 카자흐스탄으로 하지만, 실질적인 수출은 러시아로 이뤄진다. 지난 7월 러시아·카자흐스탄 중고차 수출 대수는 2595대로 지난해 월평균 531대와 비교해 무려 388.7% 증가했다.

러시아 중고차 수출 호황이 일어난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의 현지 생산이나 신차 수출이 제한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 3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지 부품 수급난이 지속하면서 공장 운영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7월까지 러시아에서 생산한 완성차 대수는 4만 2882대로 전년 동기보다 69.0% 감소했다. 이외에도 독일 폭스바겐과 프랑스 르노 역시 현지 생산을 멈췄다. 나아가 르노는 러시아 업체에 생산법인 지분도 매각했다.

각국 브랜드들이 신차 생산을 중단하자 현지 신차 판매 역시 대폭 감소하고 있다. 지난 7월 러시아에서 판매한 신차 승용 및 경상용 판매대수는 총 3만 2421대로 전년 동기보다 74,9%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신차 판매가 더디자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며 “최근 저렴한 중고차를 찾던 중동 바이어들의 발걸음이 뜸해진 상황에서 러시아 수출이 호황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중고차가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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