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잘나가는데 힘 빠진 화장품株…왜

화장품 테마 ETF 한달새 8% 넘게 하락
K-뷰티 수출 고성장세 지속에도
피크아웃 우려에 상승 모멘텀 잃어
“구조적 성장, 저평가는 매수 기회”
  • 등록 2024-10-31 오전 5:45:00

    수정 2024-10-31 오전 5:45: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글로벌 시장의 K-뷰티 인기에 국내 화장품 수출 실적이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화장품 기업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단기간 과도한 수준의 실적 기대가 피크아웃 우려와 맞물리면서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K-뷰티가 구조적 성장세에 접어든 만큼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0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화장품주에 집중 투자하는 ‘HANARO K-뷰티’ 상장지수펀드(ETF)는 8.47% 내렸고, ‘TIGER 화장품’도 8.39% 하락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연초 이후 390% 넘게 치솟은 실리콘투(257720) 주가가 최근 한 달 사이 11.73% 빠졌다. 이 외 상승폭이 컸던 코스메카코리아(241710)와 브이티(018290)도 같은 기간 각각 15.02%, 6.45% 하락했고, 토니모리(214420)와 씨앤씨인터내셔널(352480)도 각각 25.82%, 28.68% 내렸다.

최근 화장품 주가는 견조한 수출 실적에도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화장품 수출 규모는 7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수출액은 역대 연간 수출액이 가장 컸던 2021년 누적 3분기 수출액(68억달러)보다 8.8% 늘었다.

국가별로 중국의 수출액이 20억 2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14억 3000만달러), 일본(7억 4000만달러)이 뒤를 이었다. 중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한 반면, 미국은 38.6% 증가했다. 전체 화장품 수출은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38.1%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의 지속된 중국 사업 부진과 높아진 시장 눈높이로 인한 실적 모멘텀 약화, 수출 피크아웃 우려로 연초 대비 화장품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중국 시장이 여전히 국내 화장품 산업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액이 크게 늘고 있는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1%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돼 시장 내 한국 화장품사들의 확장 여력은 아직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 화장품 기업의 수출이 늘어날수록 수혜를 볼 수 있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사와 용기사 등이 구조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섹터에서 연이은 실적 서프라이즈가 나타난 이래 다음 실적 발표를 기다리는 동안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됐다”며 “이제는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할 때로 저평가된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1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개막한 2024 서울뷰티위크 행사장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 중소기업 전시장을 찾아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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