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AI 기업 안 키우면 작년 글로벌 6위도 불안
영국 데이터 분석업체 토터스 인텔리전스(Tortoise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AI 지수에서 한국은 6위를 차지했다. 1위는 미국, 2위는 중국, 3위는 싱가포르, 4위는 영국, 5위는 캐나다였다.
한국은 특허와 정책(정부 전략) 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고 ‘운영 환경’, ‘인재’, ‘연구 수준’도 개선되었으나 ‘민간 투자’ 부문에서 다소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 민간 투자 부문에서 한국은 18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AI 기업 수 및 투자 규모를 의미한다. 해당 지수에서 한국의 점수는 8.3점으로 상위 10개국 평균(29.0점)의 3분의 1도 되지 않으며 홍콩(19.2점)과 인도(8.9점)에도 뒤처졌다.
한국의 AI 민간 투자 부문이 18위에 그친 것은 AI 기업에 대한 투자 부족과 기업 생태계의 미비를 의미한다. 이같은 상황은 포브스의 ‘2024년 AI 50기업’ 리스트에 한국 기업이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은 점에서도 확인된다.
다만 호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가 글로벌 AI 국가 순위에서 각각 15위, 13위, 8위, 11위를 기록하며 한국(6위)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에 기회가 있다. 동시에 이는 한국이 AI 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6위인 국가 순위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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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데이터 관련 규제 장벽에 막혀 이들과 전면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개인정보보호법에서 비식별 정보를 과도하게 보호해 AI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렵고, 저작권법에서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규정 부족으로 법적 분쟁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될 저작물의 AI 학습(TDM)까지도 적법한 권한을 확보하라는 지침을 발간하면서 향후 AI 개발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데이터 규제의 경직성은 AI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와 연구 개발을 위축시키고,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G3 국가전략에 반드시 데이터 규제 혁신이 포함돼야 하는 이유다. 미국은 식별 가능성이 낮은 정보를 익명 정보로 해석하고, 일본은 2018년 법을 개정해 공개된 저작물의 AI 학습을 허용하고 있다.
공공 데이터를 전면 개방하고, 이와 관련한 거버넌스를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가 각 부처의 정보를 통합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정부부처로 편입되지 않아 협조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현행 정부조직법상으로는 모든 부처의 데이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부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