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연휴 이틀 전인 7일 각각 KBS 신년대담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를 통해 민심 회복에 나서면서 명절 이후 발표될 정부 여당 지지율 추이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이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지 아니면 국민 실망으로 나타날지가 여론조사에 반영될 수 있어서다.
|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KBS 신년 대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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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7일 저녁 녹화 방영된 KBS 신년 대담에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선거를 앞둔 정치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사과’ 표명이 아닌 ‘아쉽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부인이 어느 누구에게 박절하게 대하기는 참 어렵다”면서 “나라면 좀 더 단호하게 대했을 텐데, 아내 입장에선 물리치기 어렵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선거를 앞둔 시점에 1년이 지나 이렇게 터뜨리는 것 자체가 정치공작”이라면서도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조금 더 분명하게 선을 그어서 처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은 2022년 9월 당시 김 여사가 서초동 아파트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300만원 상당의 명품 파우치를 받는 영상이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에 공개되면서 제기됐다. 재미교포 목사가 치밀하게 기획해 김 여사 선친과의 인연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접근했고 김 여사를 불법 촬영했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이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대담 방영 12시간 전인 7일 오전 10시 진행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그는 “우연치 않게 이날 오후 방송되는 KBS 특별대담에서 윤 대통령께서 적절하게 잘 말씀하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문제에 대한 (제 입장은) 말씀드렸던 것을 반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8일엔 “(윤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논란 관련 발언에 대한) 평가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세세한 발언 내용에 대해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여권 내에서도 평가는 갈렸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간접적인 사과의 표시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역시 동아일보 중립기어에 출연해 “간접적으로 참 죄송하다는 표현”이라고 해석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 지지도나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대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애매한 입장을 내놓거나 국민 기대에 못 미쳤단 평가도 나왔다. 김 여사가 국민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정 갈등설 중심에 섰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8일 국민의힘 비대위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담을) 아직 안 봤다. 자세히 모른다”고 말을 아꼈지만 거듭 되는 질문에 “다섯 글자만 드리겠다”며 “대통령께서도 계속 아쉽다고 했는데 저도 똑같은 말씀을 반복하겠다.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은 ”(스캔들 발생 과정이) 정치공작이란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라면서도 ”어쨌든 백이 왔다 갔다 했다는 점에 대해선 국민들이 아주 곱게 안 보고 있다. 그런 점에 대해 해명과 함께 사과도 필요하지 않았을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