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 케이블방송)⑧이덕선 큐릭스 사장 인터뷰

"SMATV, 방송산업 근간 흔드는 조치"
"케이블업계, 규모경제 위해 M&A 필요"
  • 등록 2007-10-11 오전 9:45:00

    수정 2007-10-11 오전 10:14:49

[이데일리 이학선기자] 이덕선 큐릭스 사장(사진)은 올해 들어 유난히 대외활동에 바쁘다.  케이블방송 관련 토론회에서 사회를 맡거나 패널로 참석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위성공동시청망(SMATV)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기획단장을 맡아 눈코 뜰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한화경제연구원에 몸담았던 이 사장은 케이블TV 업계의 '싱크탱크'로 통한다. 친화력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동화시키는 능력이 있어 한번 만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평가다.
 
이데일리가 최근 이 사장을 찾았을 때도 그는 어김없이 바빴다.

"외부활동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SMATV, IPTV, 인터넷전화 등 수많은 이슈가 있는데, 누군가는 챙겨야하잖아요. 인사와 조직 등 내부 현안은 원재연 대표가 맡고 있어 다행입니다."

큐릭스는 원재연 대표이사가 내부의 주요 경영현안을 맡고 이 사장이 대외업무를 담당하는 틀로 짜여져있다. 원 대표가 케이블TV 사업을 구상할 당시 대학 친구인 이 사장을 직접 영입했다. 지금의 큐릭스는 동갑내기 두 사람의 호흡이 착착 맞아 떨어진 결과다.

◇"SMATV 허용되면 방송시장 붕괴"

이 사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케이블TV 업계의 현안을 줄줄이 풀어냈다. 가장 큰 이슈인 SMATV에 대해선 "방송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조치"라며 정보통신부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SMATV는 아파트 등의 유선선로를 이용하게 돼있어 방송법상 케이블TV 영역에 속한다"며 "이를 허용한 것은 법체계에 맞지 않을 뿐더러 스카이라이프의 최대주주인 KT에 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케이블TV 업계는 SMATV 허용으로 유료방송 시장에 저가 출혈경쟁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스카이라이프가 단체계약을 통해 저가공세를 펴면 경쟁관계인 케이블TV 업계도 수신료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현재와 같이 콘텐츠 차별화가 미흡한 상황에서 SMATV 허용은 결국 저가경쟁을 하라는 얘기밖에 안된다"며 "13년동안 개척해 놓은 유선방송의 기반이 송두리째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IPTV, 권역별허가·자회사분리 필요"

KT(030200) 하나로텔레콤(033630) 등 통신업계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IPTV(인터넷TV)에 대해선 "결국 정부가 진입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신규매체가 방송시장에 진출할 때 기존 사업자가 부당하게 피해를 보는 일은 방지해야 한다"며 "권역별 사업허가와 자회사 분리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매출 12조원인 KT와 전체 사업자를 합쳐도 연매출이 1조8000억원에 불과한 케이블TV업계를 같은 링 위에 올려놓고 싸우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최소한의 공정경쟁이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선 "비싼 셋톱박스와 킬러 어플리케이션 부족으로 케이블업계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더딘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큐릭스는 지난 8월말 현재 전체 가입자의 약 10% 정도인 5만2000명 정도의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케이블TV 업계 전체 디지털케이블TV 가입자가 5% 미만인 것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수치다.

이 사장은 "내년에는 전체 가입자의 약 25%, 2009년에는 50% 정도를 디지털 가입자로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달부터 시행되는 고화질(HD) 방송서비스가 디지털전환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넷전화 접속료 인하해야"

큐릭스는 최근 '빅박스 070 인터넷전화'를 출시했다. 이 전화는 서울과 부산간 3분 통화요금이 39원으로 KT 시외전화(261원)에 비해 85% 가량 저렴하다. 방송과 초고속인터넷 등을 한데 묶은 결합상품을 염두에 둔 서비스다.

이 사장은 "가격측면에서 충분한 메리트가 있어 기존 가입자를 중심으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소비자반응이 폭발적 수준은 아니지만 결합상품을 통한 해약율 감소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화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촉구했다. 대표적인 게 상호접속료. 서로의 망을 사용하는 대가로 전화사업자간 주고받는 대가인 상호접속료는 현재 3분당 51원 정도가 적용되고 있다. 상호접속료가 인터넷전화 요금(39원/3분)보다 비싸다보니 사용자가 전화를 쓰면 쓸수록 인터넷전화 사업자가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금과 같이 상호접속료가 높은 상황에선 적극적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모집하기가 힘들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상호접속료가 인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 몸값 거품 아니다"

이 사장은 케이블방송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케이블TV 업계에 인수합병(M&A)이 활발한 것도 그만큼 미래가치가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큐릭스도 언제든 M&A에 뛰어들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사장은 "케이블업계를 리드하기 위해선 3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며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라도 M&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자가망에다 콘텐츠까지 갖춘 케이블업체의 경쟁력이 통신업체를 능가한다"며 "국내 케이블업체의 몸값에 대해 거품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미래가치를 놓고 볼 때 거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또 "해외 전시회 등을 가보면 국내 케이블TV의 경쟁력이 얼마나 높은지를 체감할 수 있다"며 "아직은 국내시장에 국한돼있지만, 케이블산업도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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