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색상 배열과 디자인 그리고 여러 가지 소재의 사용으로 한눈에 쏙 들어오는 간판들은 단순히 예쁘고 아름답게 꾸미기 보다는 특색있고 개성있게 꾸며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 업체들이 고객들의 눈에 띄이는 간판을 위해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색상을 이용한 방법이다. 간판에 사용되는 배경색상이나 글자의 색상도 나름대로 의미를 담고 있다.
녹색은 건강과 웰빙을 뜻하고, 붉은색은 식감을 돋우는 역할로 외식업종에서 주로 사용을 한다. 청색계열은 차분하고 권위적인 느낌으로 남성고객 및 공공기관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가장 눈에 잘 띈다는 노랑은 활발한 에너지와 기쁨을 주는 색으로 활기찬 느낌으로 유아용품, 스포츠 매장 등에서 흔히 사용한다.
백색을 기본으로 하여 흑색을 배색 처리하는 경우는 고급스런 이미지를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고급의류, 귀금속 관련 업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색상이다.
이에 대해 사인물 디자인 전문회사 이디알엘케이의 김영배(49) 대표는 “매장의 이미지에 잘 맞게 색상을 사용해 디자인이 잘된 간판만 봐도 매장의 성격, 취급품목, 가격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며 “간판은 매장의 영업사원이다.
매장의 수익을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 자연색의 이미지, 웰빙컨셉으로
녹색을 사용하는 업체들은 자연주의, 건강, 웰빙을 컨셉으로 내세우는 업체들이 많다. 신선한 느낌을 주는 녹색간판을 통해 고객들에게 내츄럴한 자사의 이미지와 컨셉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자연냉각 방식의 크림생맥주 전문점 플젠(www.plzen.co.kr)의 경우도 자연냉각방식을 강조하기 위해 녹색바탕을 사용했다. 상호와 함께 ‘자연냉각 생맥주’라는 문구를 넣고 간판 정중앙에 크림생맥주를 만드는 디스펜서 조형물을 돌출시켜 브랜드 컨셉을 표현했다.
원목을 많이 사용하는 일반 생맥주점과 달리 ‘잔넬’이라 불리우는 채널간판을 사용한다. 갈바 스틸을 사용해 무게감을 높이고 간판 정중앙에 크림생맥주를 만드는 디스펜서 조형물을 돌출시켜 입체감을 살렸다.
이에 대해 이용하 이사는 “제작비 자체는 일반적인 파나플렉스 간판보다 비싸지만 전기사용료를 감안하면 훨씬 저렴하다”며 “중세유럽풍 인테리어의 중후함을 간판에 표현하기 위해 차별화된 소재를 사용했다”고 한다.
저칼로리의 건강 샌드위치 전문점 토스피아(www.tospia.com)도 전체적인 배경으로 녹색을 사용했다. 녹색바탕은 신선한 야채, 속재료 등을 상징해 샌드위치의 깔끔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로고를 식빵모양으로 만들어 샌드위치 테이크아웃전문점임을 표현하고 주황색으로 바탕색인 녹색과 대비되어 선명하게 보이도록 구성했다.
붉은색은 고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색상으로 일반적으로 가장 간판에 많이 사용되는 색상이다. 주로 외식업과 주점 등 먹는 음식과 관련된 업종에서 많이 사용한다.
국산쌀과 8가지 곡물을 혼합한 웰빙 쌀피자를 선보인 피사파사(www.pisapasa.net)는 간판에 짙은 주황색을 사용했다. 브랜드 네임보다는 쌀 피자라는 컨셉을 강조하기 위해 간판 전면에 쌀 이미지를 넣은 것도 간판의 특징.
식감 자극을 위한 노란색과 주황색 배열은 저가형 쇠고기 전문점 아지매(www.ajime.co.kr)는 붉은색과 갈색이 혼합된 바탕에 자사의 로고인 아지매의 그림과 아지매라는 상호를 강조한다.
학교 교실인 컨셉인 짱구야 학교가자(www.jjang9.co.kr)는 붉은 색으로 표현한 상호와 함께 매장의 전면부 전체를 간판으로 활용했다. 외부에 노출된 간판의 내구성을 위해 썩지 않는 방부목과 물에 강한 나왕 원목을 사용했다.
매장 컨셉을 표현하기 위해 태극기, 종, 교복 등 각종 소품을 활용하고 있다. 기획을 담당하는 최인기 실장은 “매장의 컨셉을 표현한 입구전면을 간판으로 활용하고 눈에 쉽게 띄이는 붉은색으로 상호를 표현했다”고 설명한다.
멀티플렉스 치킨전문점 리치리치(www.irichrich.com)은 주력메뉴인 립의 갈비뼈 부분을 형상화한 기본 디자인에 닭 벼슬의 붉은 색상을 간판에 반영했다. 김윤환 사장은 “중국에서 붉은색이 복을 불러오고 돈을 상징하는 색상이기 때문에 모든 가맹점주들이 부자가 되기 위한 마음도 함께 담았다”고 색상 선택의 동기를 설명한다.
흰색은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이런 흰색을 바탕으로 간판을 단순하고 여유있게 구성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경우도 있다.
유기건강식품전문점 내츄럴하우스오가닉(www.nho.co.kr)은 단순하면서도 여유있게 간판을 구성했다. 깔끔한 흰색 바탕에 영문으로 이름을 표기했다. 이름 옆에 녹색의 바질 잎을 넣어 건강관련 전문점을 강조했다.
마케팅 담당 오동환 씨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영문과 색상을 통한 이미지 전달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한다.
갈비를 비롯한 전통메뉴 배달전문 업체인 경복궁 아침(www.nhkm.co.kr)의 경우도 흰색을 기본 색상으로 붉은 로고와 검은 글씨로 깔끔함과 세련미를 표현했다. 기와지붕을 묘사해 전통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전체적으로 갈비라는 메뉴와 어울리도록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 파격적 색상으로, 차별화를 통한 신선함 추구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는 업종의 색상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업체들도 있다. 이는 기존의 업체들과 차별화를 위한 것으로 고객들에게 신선함을 줄 수 있다.
전자챠트를 통해 전국 네트워크망을 이용한 진료가 가능한 병인한의원(www.bimedi.com)은 붉은색 바탕에 흰색 상호표기로 일반적인 녹색위주의 병원 간판과 차별화했다. 외부의 간판은 눈에 잘 띄게 파격적인 색상을 사용해 여느 병원 간판보다 상호가 눈에 띄인다.
내부에는 광택이 나는 금속 재질에 골드 색상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해 차별화된 진료서비스를 표현했다.
간판은 그 매장과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각자의 개성만 강조해 문제가 되고 있다. 건물이나 환경과의 조화를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요원인으로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규제에 나서고 아름다운 거리만들기 등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지만 상인들의 반발로 여의치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한국창업전략연구소의 이경희 소장은 “붉은색과 검정색이 간판의 50%이상을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규제와 건물과 조화되지 않은 대형 간판 등이 규제 대상이 되고 있다. 각 업체들은 개성을 살리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기 위한 간판제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