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 "영화? 전작의 캐릭터를 기준으로 결정"

영화 ''싸움''에서 소심한 이혼남 연기 선보인 설경구
  • 등록 2007-12-07 오전 10:14:00

    수정 2007-12-07 오전 10:14:00


[노컷뉴스 제공] 설경구의 겉으로 내비쳐지는 건들건들함은 그가 가진 가장 큰 무기다. 무장해제한 듯 하지만 그 속에는 깨지지 않고 변하지 않는 단단한 알멩이가 자리잡고 있음이 느껴진다.

설경구에게서는 무거움이 전해져 온다. 그가 해온 작품들중에서 '박하사탕'이나 '실미도' '역도산' '열혈남아' '그놈 목소리' 등은 설경구를 기억하는 묵중한 캐릭터들이다. 중간 중간에 '공공의 적' '광복절 특사'같은 코미디도 있지만 그를 떠올렸을 때 설경구는 낮게 내리 깔린 남자의 회한과 큰길이 아닌 작은 오솔길로 빠져 헤맬때의 낮섬과 신선한 자극이 수반된다.

설경구는 멜러에서도 가볍지 않았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속 은행원의 모습도 쓸쓸해보였고 '사랑을 놓치다'의 안타까움과 씁쓸함도 그가 함유한 배우이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 가진 날 것 그대로의 유전자 같다.

전작 '그놈 목소리'가 역도산과 실미도의 캐릭터를 응축 시켜놓은 듯 묵직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가볍고 발랄하다. '싸움'이다. 이혼한 남녀가 아직 그 뜨거운 온기를 다 식히기도 전에 다시 애증으로 맞붙는 전쟁같은 코미디다. 그래서 설경구는 이번에는 힘을 빼고 가볍게 만화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단다.

"전작이 어떤 역할이었는지가 다음 작품을 결정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거죠. 시나리오는 선착순으로 보고 결정해요. 사실 요즘은 시나리오도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하하하."

그렇게 고른 것이 '싸움'이다. 요즘 제일 '핫(hot)'한 여자 연기자 김태희와 부부였고 다시 이혼 후 맞붙는 이야기다. "부부얘기기도 하지만 '남자가 이렇다, 여자가 이렇다'는 일종의 심리에 대한 분석이 잘 담겨 있는 것 같아요." 나이차가 제법 나는 김태희와의 조합과 어울림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요즘 나이차이 많이 나는 커플도 많잖아요. 그보다는 어떻게 연기속에 빠져드느냐를 고민했지 상대 배우가 누구이든간에 그건 제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죠. 따지자면 감독과 더 상의하고 고민할 문제가 많죠."


모든 재산을 절반으로 나누는데 그놈의 애지중지하던 시계추를 전 부인에게 준 남편의 싸움 돋구기가 발단이 된다. 그리고 처절하게 싸운다. 발화점은 작지만 그 화력은 엄청나게 커진다. "아주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봤어요. 이런 이야기도 우리 주변을 찾아보면 꼭 있더라구요. 뉴스보면 이것 보다 훨씬 더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아요?"

다만 설경구는 단아하고 우아함 세련미를 광고를 통해 풍겨온 김태희의 고상한 이미지를 마음껏 망가뜨리는데는 주안점을 뒀다. 설경구의 그런 의도는 영화속에서 진아(김태희)에게 욕설을 퍼붓고 육박전을 펼치며 싸우고 할퀴면서 김태희를 끓어오르게 자극시킨 흔적으로서 남아있다.

설경구스러움이 매작품에 남아 맴도는 것은 그가 가진 연기력의 강렬함 때문이 아닐까? "알파치노나 로버트 드니로를 보세요. 언제 그들이 확 바뀐 연기를 하나요. 그들은 그저 자기에 맞는 연기를 줄 곧 해왔을 뿐이죠. 그걸 좋아해주는 관객이 있을 것이고 아닌 관객도 있는 것이고. 저역시 마찬가지에요. 그건 관객의 선택 몫이니까요."

하지만 이번 '싸움'의 설경구는 그 고집스러움과 자연스러움에서 조금은 변했다. 무거운 겉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새털처럼 훨훨 나는 발랄함도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쎈 연기에 유독 강점을 보여준 설경구에게서 잽을 던지듯 톡톡튀는 연기도 주문생산 가능함을 증명시키는 것은 바로 '싸움'이다. 설경구 속에 담긴 단단한 알멩이는 연기할 때 비로소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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