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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아이는 밤잠 측면에서는 무난한 편에 속했다. 산후조리원에서부터 밤에 잘 잔다는 말을 들었고, 집에 와서도 저녁 시간에는 무리 없이 잠을 자곤 했다. 문제는 낮잠이다. 아침 6~7시, 늦으면 9시 되면서부터 눈을 뜨는데, 낮잠을 거의 자지 않는 편이다.
신생아는 하루에 약 16~17시간을 잔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는 낮잠을 안 자다시피 하니 적게는 10시간, 평균 13시간가량밖에 자지 않았다. 안 그래도 작게 태어나 걱정인 마당에 잠까지 자지 않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산후조리원에서는 모자동실 시간에 매일 자고 있어서 제발 눈 좀 떠줬으면 했는데, 이제는 제발 감아줬으면 기도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다른 난관은 잠투정이다. 아이는 졸려서 자고 싶은데 잘 수 없을 때 울거나 떼를 쓴다. 낮잠을 안 자다시피 하니 낮 시간 내내 아이의 울음을 달래줘야 했다. 낮에 아무것도 못 하고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그 시간은 사실 너무 힘이 든다. 또 너무 많이 울다 보니 목은 쉬지 않을까, 졸린데 자지 못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마음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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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후 1개월이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 밤잠에도 ‘노란불’이 켜켰다. 아이의 패턴이 먹고→잔다에서 먹고→놀고→잔다로 변한 것이다. 특히 노는 시간이 1시간~1시간 30분 정도 되는데 밤잠에서도 이 패턴이 종종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맞물려 ‘등센서’가 장착되면서 아이가 품에 안겨 자다가도 침대에 눕히면 눈을 번쩍 뜨고 울기 시작했다.
더 이상 아이의 수면 패턴이 망가지면 내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유명한 ‘수면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일단 등센서를 제거하기 위해 잠이 들려는 기미가 보이면 무조건 침대에 눕혔다. 하지만 대실패였다. 하루는 1시간 30분이나 울면 안아서 달랬다가 다시 침대에 눕히는 걸 반복했다. 너무 운 나머지 아이의 목도 쉬었다. 수면교육을 하니 오히려 잠이 안 들어 힘듦은 더욱 가중됐다.
마음을 내려놓으니 아이의 수면질이 확 개선됐다. 낮에 침대에 눕히는 대신 안아서 재우니 최소 2회 이상 4~5시간을 자기 시작했고, 수유량도 덩달아 늘었다. 물론 밤에도 5시간 이상을 자기 시작할 정도로 발전했다. 육아하며 다양한 정보와 꿀팁을 접하지만, 내게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걸 또 시기가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밤잠을 무리 없이 자는데 낮에 잠을 자지 않는 건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한다. 아이 스스로 이미 낮과 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원래는 아내 요구에 따라 집 블라인드를 흰색으로 해 암막 효과가 거의 없어 불만이 많았는데, 오히려 이게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낮과 밤을 인식하게 한 것 같다는 게 우리의 추측이다. 역시 아내 말을 잘 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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