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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4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의 특징과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내년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2.2%로 8월(2.9%)대비 큰 폭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하고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글로벌 인사이트는 각각 2.1%, 1.4%를 내다보고 있다.
내년도 세계 경제는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의 동반 경기 위축, 신흥국 경기 둔화 심화, 세계교역 위축 등의 특징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세계경제를 견인하던 미국, 유로지역,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가 내년중 모두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11월 경제전망 당시 미국 성장률을 올해 연간 3.1%에서 내년 2.2%로 둔화될 것이라고 봤고, 유로지역은 0.2% 감소로 전환해 역성장 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당초 중국 정부가 예상한 5%대 성장세에 미치지 못하는 4.5% 수준에 그칠 것이라 봤다. 일본의 성장률 역시 올해 1.5%에서 내년 1.3%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
신흥국 경기 역시 올 하반기 들어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신흥국 구제금융 지원규모가 7월 이후 빠르게 늘며 212억달러를 기록했고, 지원 대상 국가 역시 94개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66개국을 웃돌고 있다. 코로나19 대응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신흥국에서 인적·물적 자본투자가 더 심하게 위축됨으로써 중장기적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앞으로도 신흥국 성장세가 약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세계 교역도 신흥국의 임금상승, 기술향상, 자국 소비확대 등으로 국제분업구조가 약화된 가운데 경제분절화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대비 세계 교역증가율은 2002~2007년 1.6배에서 올해 0.9배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역시 봉쇄정책 지속, 부동산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둔화, 질적 성장 기조 강화 및 정책여력 약화 등을 감안하면 성장 모멘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수준의 제로코비드 정책이 1년간 지속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은 4~5%포인트 추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경제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의 침체 장기화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또한 주요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경상수지 적자국 등 일부 취약한 국가의 경우 위험이 잠재된 상황이다. 금리인상과 빠른 달러화 가치 상승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위험 확대와 글로벌 유동성 축소는 신흥국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실증 분석 결과 달러 유동성 증가율이 1%포인트 감소하면 신흥국 성장률은 연간 0.18%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